윤목을 던지니 이몽룡과 이순신, 장영실이 차례로 봉고파직 당해 게임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홍길동이 '봉조하'의 최고 명예 관직을 받아 승리했다. 조선시대 전통 보드게임인 '승경도'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현한 넷마블 게임박물관 체험에서다.
기자가 6일 서울 구로구 소재 넷마블 게임박물관에서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인 기획전시 '플레이(Play) 조선: 한 수(手), 판을 넘다' 공간에 방문하니, 견학을 온 초등학생 무리들이 체험 테이블 위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넷마블 게임박물관의 두 번째 기획전시인 이번 전시는 조선의 전통 게임 속 규칙과 전략을 통해 현대 게임과의 연결 고리를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조선시대 풍속화 속에 그려진 윷놀이, 씨름은 물론, 조선 전통 보드게임격인 바둑, 장기, 쌍륙, 승경도 등을 통해 조선 사람들의 일상을 채운 다양한 놀이를 소개한다.
특히 승경도는 현대적인 그래픽의 전시용 체험판 게임으로 구현해 관람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승경도는 조선 시대 관직 체계를 담은 놀이판으로 조사위를 던져 말을 이동시키며 가장 높은 관직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주로 양반가 자제들이 즐겼던 놀이로 알려져 있으며 놀이를 통해 관직의 종류와 승진 체계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당시 사회가 중시하던 '입신양명' 가치가 반영된 놀이다.
이날 승경도 게임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은 자신의 말이 더 높은 관직에 오르거나 내려갈 때 환호와 탄식을 거듭하며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가 직접 플레이해보니 게임 시작과 함께 "제한 시간 5분 안에 조선 최고의 명예직 '봉조하'에 도착하거나, 시간에 종료되었을 때 가장 높은 관직을 달성한 플레이어가 우승합니다"라는 가이드 문구가 나왔다. 차례대로 윤목을 던지며 4명의 말(이순신·이몽룡·장영실·홍길동)을 움직였는데 이번 게임에서 최종 승리는 홍길동이 차지했다.
그밖에 조선시대 전통 놀이를 그린 풍속화와 관련 유물들을 전시하며, 이를 엽서 도안으로 제작해 스탬프 체험하는 SNS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의 역사를 전통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전시"라며 "승경도 체험 게임도 마련돼 있어 초·중·고 학생들은 물론, 외국인 관람객들에게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넷마블 게임박물관은 개관 첫 기획전으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를 상설 전시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게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1980년대 콘솔게임의 황금기와 2000년대 온라인게임 태동기 사이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기반을 마련한 '한국 PC게임'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 공간에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이후까지의 역사를 담은 연대기 패널이 복원됐으며, 시대별 명작 패키지 타이틀 실물 쇼케이스가 전시된다.
이와 함께 '사람, 콘텐츠, 기술, 현지화' 등 한국 PC게임의 발자취를 다룬 키워드 전시도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문을 연 넷마블 게임박물관은 최근 기존 라이브러리 공간을 재정비, 가변 벽면을 철거해 확보한 공간을 '도서 열람 공간'과 '전시 공간'으로 분리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조성했다.
넷마블이 자체 수집하거나 시민·직원으로부터 기증받은 2000여점의 게임 관련 소장품이 전시돼있으며, 게임 개발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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