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투수 박시원(20·LG 트윈스)에게 2024년 9월 11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당시 경남고 3학년이던 그는 2025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만을 기다렸지만, 5라운드까지도 호명되지 않았다. 마침내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자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
박시원은 폭염으로 경기가 순연된 지난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본지와 만나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3라운드 이내 지명될 거라는 생각을 갖고 지명장을 갔다. 그런데 이름이 안 불리니까 초조했던 거 같다"며 "막상 이름이 불리니까 긴장이 풀렸고 사실 '더 빨리 뽑혀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조금 분한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시원은 현장의 냉정한 평가를 가슴에 새겼다. 지명 후 LG에 정식 합류하기 전까지 하루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렸다. 그 결과 근육량이 2~3㎏ 늘었고, 체중도 88㎏에서 95㎏까지 불렸다. 몸을 키운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박시원은 "처음 2군 캠프에 갔는데 고등학교 때 최고 시속 150㎞였던 직구 구속이 152㎞까지 나오더라. 이후 154~155㎞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몸부터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체지방은 유지하면서 골격근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며 "먹는 것도 나름 전문적으로 나눠서 관리했다. 하루 세 끼 식사 외에도 단백질을 추가로 챙기면서 하루 6끼 정도 먹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1군에 데뷔한 박시원은 2경기(1과 3분의 1이닝) 등판에 그쳤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6일 기준으로 21경기에 등판, 27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지난 4일 인천 SSG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71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을 책임졌다.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조금씩 알리고 있는 그는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20경기에서 총 20이닝'을 던져보고 싶었다. 그러면 작년보다 조금 성장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았다"며 "(목표보다) 더 많은 경기, 더 많은 이닝을 나가고 있어서 감사함을 느낀다"고 몸을 낮췄다.
드래프트의 눈물은 독기가 됐고, 독기는 시속 155㎞의 강속구가 됐다. 박시원은 "경기에 나가서 던지는 게 너무 좋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엔 아직 너무 먼 미래 같다"며 "입단했을 때부터 선발로 준비했고 꿈을 키웠기 때문에 최종 목표라면 LG의 1선발이 되는 거"라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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