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관광 사라지고 '밤 나들이' 떴다…폭염 속 야간관광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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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관광 사라지고 '밤 나들이' 떴다…폭염 속 야간관광 전성시대

르데스크 2026-08-06 11:2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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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활동 시간이 밤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름철 야간개장을 운영하는 궁궐과 박물관, 미술관 등에는 해가 진 뒤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들을 따라 인근 음식점과 카페, 편의점 등 주변 상권도 늦은 저녁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야간 관광 콘텐츠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여름철 지역 상권을 움직이는 새로운 소비 동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 지자 더 북적이는 창경궁·수원화성…"너무 더워서 저녁에 나와요"

 

기록적인 폭염은 관광객들의 일정까지 바꾸고 있었다. 낮에는 쇼핑몰과 전망대, 박물관 등 냉방이 갖춰진 실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부터 궁궐과 성곽, 공원 등 야외 관광지를 찾는 식이다. 야간 관광 이후 저녁 식사와 카페, 술자리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형성되면서 관광지 주변 상권도 늦은 시간까지 활기를 띠고 있었다.

 

창경궁은 상시 야간 관람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궁궐이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야간 관람객이 본격적으로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6시께 창경궁 매표소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 외국인 관광객 등이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궁궐 안에서는 해가 완전히 지기 전 노을빛을 배경으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과 사진 촬영에 나선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 창경궁은 야간개장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시내 대표적인 궁궐이다. 사진은 창경궁 야간개장을 찾은 가족의 모습. ⓒ르데스크

  

창경궁 관계자는 "서울 시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만큼 창덕궁과 연결해 낮에도 방문객이 꾸준히 찾지만 최근에는 폭염의 영향인지 저녁 시간대에 관람객이 더 몰리는 것 같다"며 "해가 진 이후 상대적으로 선선해지면서 야간 관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창경궁 내부는 여름방학을 맞아 역사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중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휴가를 맞아 지방에서 서울을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 인근에 거주하며 저녁 산책을 위해 방문한 시민,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방문객 대부분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낮 시간에는 실내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부터 야외 관광을 즐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에는 오후 늦게까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가 기울고 직사광선이 사라지자 체감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궁궐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창경궁 인근 상권으로 이어졌다. 창경궁을 둘러본 뒤 서순라길 등으로 이동해 저녁 식사를 하거나 카페와 술집을 찾으며 늦은 시간까지 여름밤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창경궁에서 종로를 거쳐 세운상가 보행데크를 이용하면 을지로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야간 관람을 마친 뒤 을지로 노포와 술집, 바 등을 찾는 젊은 층도 적지 않았다. 

 

▲ 창경궁 야간개장과 관련된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서순라길 일대는 저녁 식사와 술자리를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볐고 인기 음식점과 주점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섰다. 프랑스에서 온 관광객 루이(Loui·27)는 "낮 동안 너무 더워 밖에서 오래 돌아다니기 어려웠다. 최근 프랑스도 폭염이 심했지만 서울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웠다"며 "그래도 해가 지고 나니 훨씬 시원해졌고 햇볕이 없어 궁궐을 둘러보기에도 훨씬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낮에는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와 카페 등 실내 위주로 시간을 보냈고 저녁부터는 창경궁 같은 야외 관광지를 둘러본 뒤 주변에서 식사까지 하는 일정으로 여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광·소비 동선은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확인됐다. 인스타그램에는 창경궁 야간 관람 후기와 함께 인근 서순라길 맛집과 카페를 소개하는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실제 '#창경궁' 관련 게시글은 28만5000여개, '#창경궁야간개장'은 2만4000여개, '#창경궁야경'은 1000개 이상 등록돼 있었다. 창경궁 인근 상권인 서순라길 역시 '#서순라길' 8만6000개, '#서순라길맛집'과 '#서순라길카페'는 각각 1만3000여개 이상의 게시글이 공유되며 야간 관광과 함께 찾는 대표 코스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 화성행궁 야간개장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 ⓒ르데스크

 

수원화성 역시 여름철을 맞아 '수원화성 달빛기행'을 운영하며 야간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 오후 7시께 수원화성 일대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성곽을 따라 산책을 즐기거나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무더운 낮 시간을 피해 저녁에 맞춰 방문한 관광객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성곽 산책로와 주요 포토존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수원화성과 맞닿아 있는 행궁동에서는 시간대에 따른 방문객들의 이동 동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행궁동은 관광지이면서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는 생활권인 만큼 오후 10시를 넘기면 상당수 카페와 음식점이 영업을 마친다. 방문객들은 비교적 영업이 활발한 낮 시간에는 더위를 피해 행궁동 골목 곳곳의 감성 카페와 브런치 식당, 디저트 전문점 등을 이용한 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수원화성으로 이동해 야간 관람을 즐기는 일정을 선택하고 있었다.

  

야간 관람을 마친 뒤에도 관광객들의 소비는 이어졌다. 상당수 방문객은 수원화성 인근의 대표 먹거리 명소인 수원통닭거리에서 저녁 식사를 하거나 지동시장 순대타운을 찾았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행궁동 외곽의 술집과 바로 이동해 늦은 시간까지 여름밤을 즐기는 모습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행궁동과 전통시장, 먹거리 골목을 잇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관광객들은 낮과 밤에 서로 다른 공간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수원화성 야간개장과 관련된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수원화성 야경과 달빛기행 후기뿐 아니라 행궁동 카페와 맛집, 수원통닭거리, 지동시장 등을 하나의 코스로 소개하는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실제 '#수원화성' 관련 게시글은 28만5000여개, '#수원화성행궁'은 4만3000여개, '#수원화성야간개장'은 500여개 이상 등록돼 있었다. 인근 상권인 '#행궁동'은 96만9000여개, '#지동시장'과 '#수원통닭거리'는 각각 1만6000여개 이상의 게시글이 공유되며 야간 관광과 함께 찾는 대표 코스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송지현 씨(57·여)는 "너무 더워 낮에는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지내다가 저녁이 되면 산책이라도 하려고 나온다"며 "딸들도 낮에는 행궁동 카페나 보드게임 카페 같은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수원화성 야경을 본 뒤 주변에서 식사까지 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40도 넘는 더위 피해 실내로…박물관·미술관이 여름밤 명소로

  

서울 시내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도 야간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여름밤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냉방이 갖춰진 실내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데다 퇴근 이후나 해가 진 뒤에도 이용할 수 있어 직장인과 연인,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저녁 나들이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 관람을 전후해 인근 음식점과 카페 등을 함께 찾는 방문객이 늘면서 주변 상권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야간 소비 동선도 형성되고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 내부에서 가장 유명한 반가사유상의 모습. ⓒ르데스크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9시까지 야간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상설전시관과 일부 특별전을 저녁 시간에도 둘러볼 수 있어 무더운 낮 시간을 피해 박물관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 공간이 넓고 휴게 공간이 잘 마련돼 있어 한낮의 더위를 피해 장시간 머물 수 있는 실내 관광지로 꼽힌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에는 용산가족공원이나 옛 용산미군기지 일대를 산책하는 방문객들의 모습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해가 진 이후에는 한낮보다 더위가 누그러지는 만큼 실내 전시 관람과 야외 산책을 함께 즐기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박물관에서 전시를 관람한 뒤 주변 공원을 걷는 일정이 여름철 저녁 나들이 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방문객들의 체류시간도 자연스럽게 길어지고 있었다. 

 

이후 방문객들의 발길은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에 형성된 용리단길로 이어졌다. 용리단길에는 한식과 양식, 일식 등 다양한 음식점을 비롯해 베이커리와 디저트 카페, 와인바 등이 밀집해 있어 박물관 관람 전후 식사나 휴식을 즐기려는 방문객들이 몰리고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중심으로 문화생활과 외식을 함께 즐기는 소비 동선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 국립중앙박물관 야간개장과 관련된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박물관과 가까운 이촌역 일대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인근 카페와 식당에서는 박물관 관람을 마친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 외국인 관광객들이 식사와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를 관람한 뒤 이촌역 일대나 용리단길로 이동해 식사와 카페를 즐기는 일정이 하나의 나들이 코스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SNS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 일대를 함께 소개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공유되고 있었다. 단순히 박물관의 전시 정보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시 관람 후 용산공원이나 용리단길을 찾는 산책·외식 코스와 인근 맛집, 카페 등을 함께 추천하는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련 게시글은 37만6000개, '#국중박'은 2만개 이상 올라와 있다. 인근 상권인 '#이촌역'은 2만개, '#용리단길'은 14만2000개, '#용산공원'은 10만1000개 이상의 게시글이 공유되며 박물관과 함께 찾는 주요 방문지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관련 게시글에서는 '국중박 구경하고 가기 좋은 용산 산책 코스 12곳', '국중박 데이트 코스', '박물관 관람 후 가볼 만한 용리단길 맛집' 등 전시 관람과 식사, 카페, 산책을 하나의 일정으로 묶어 소개하는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박물관을 중심으로 용산공원과 용리단길, 이촌역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문화·관광 코스가 하나의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 경복궁 옆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야간 운영을 진행한다.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인근 삼청동 상권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 ⓒ르데스크

 

경복궁 옆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야간 운영을 진행하며 저녁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경복궁과 북촌한옥마을, 삼청동, 안국역, 인사동 등 서울의 주요 관광지와 가까워 미술관 관람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술관 내부에는 유명 녹차 브랜드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도 입점해 있어 관람객들이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하다. 실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전시를 관람하거나 카페에서 더위를 피한 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7시 이후 안국역과 삼청동, 인사동 등 인근 상권으로 이동하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은 최윤선 씨(63·여)는 "사위와 손주들과 서울 시내 구경을 왔는데 너무 더워서 일단 미술관을 찾았다"며 "여름이니까 더운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땀을 너무 많이 흘려 한동안 실내에서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관이 밤 9시까지 운영하는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내부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무료 전시도 여유 있게 둘러봤다"며 "이제 해가 지고 있으니 미리 찾아본 주변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인사동도 둘러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 국립현대미술관 야간개장과 관련된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인스타그램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둘러본 뒤 안국역과 삼청동, 인사동 일대의 카페와 맛집, 소품숍, 산책 코스를 함께 소개하는 게시글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련 게시글은 31만여개,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은 8만3000여개가 올라와 있다. 인근 상권인 '#안국'은 21만5000여개, '#인사동'은 99만2000여개, '#북촌'은 57만9000여개 이상의 게시글이 공유되며 미술관과 함께 둘러보는 대표적인 문화·관광 코스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6개 전시를 소개하는 게시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단순히 전시 일정만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특징과 관람 포인트, 추천 관람 순서 등을 함께 소개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전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안국역과 삼청동, 인사동 일대의 맛집과 카페, 소품숍 등을 함께 추천하는 게시글도 적지 않았다. 폭염을 피해 미술관에서 전시를 관람한 뒤 해가 지면 주변 상권으로 이동하는 일정이 여름철 새로운 문화·소비 코스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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