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에서 창업한 한국인 기업을 제도권 창업지원 정책 안으로 편입하기 위한 논의가 실리콘밸리에서 이어졌다. 제도 시행 이후 현장에서 제기된 해석상 혼선과 운영상 공백을 점검하고, 정책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크로스보더 전문 로펌 법무법인 미션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위치한 중소벤처기업부 스타트업·벤처 캠퍼스(SVC)에서 '국외창업기업 제도의 이해와 크로스보더 컴퍼니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세미나에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스타트업 대표와 투자 관계자, SVC 입주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해 국외창업기업 제도의 운영 현황과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국외창업기업 제도는 2024년 8월 시행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해외에서 설립된 기업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국내 창업기업과 동일하게 창업지원 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됐다.
다만 제도 도입 이후에도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확인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는 사례별 해석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미션은 지난해 '국외창업기업 가이드북' 제작을 수행했으며,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정책과와 함께 국외창업기업 가이드라인 정비와 개선 방향을 마련하는 과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도 그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발표를 맡은 김성훈 대표변호사는 국외창업기업 제도를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니라 한국 창업생태계의 범위를 확장하는 정책 변화로 평가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한국인이 활동하는 글로벌 창업 현장도 한국 창업생태계의 일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국외창업기업 인정의 핵심 기준으로 ▲설립 주체 ▲실질적 지배력 ▲국내경제 기여 등 3대 요건을 중심으로 확인 절차와 필요 서류를 소개했다. 해외 법인 관련 공증과 아포스티유 절차, 델라웨어주 법인 설립 사례도 함께 설명했다.
실무 과정에서 자주 논의되는 쟁점도 다뤄졌다. 공동창업자의 지분 합산 기준, 해외 투자 유치 과정에서 활용되는 플립(Flip) 구조의 인정 여부, 복수의결권과 우선주 처리, 투자 이후 지분 희석에 따른 자격 유지 문제 등이 주요 사례로 소개됐다.
참석자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부분은 국외창업기업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는 인증 체계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현재 국내 벤처캐피탈이 해외 한국인 창업기업에 투자할 경우 정책상 투자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기관이 없어 투자사와 기업 모두 해석상 부담을 안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어진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기존 해외 법인을 인수한 경우의 창업 인정 범위, 공동창업자와 국내 법인의 지분 합산 기준, 다단계 지배구조 해석, 창업자의 국적 변경에 따른 자격 유지, 팁스(TIPS) 등 기존 창업지원사업과의 연계성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성훈 대표변호사는 현행 가이드라인에 따른 해석 기준을 설명하는 한편,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을 향후 가이드라인 개정과 제도 개선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변호사는 "국외창업기업 제도의 주요 대상인 실리콘밸리 창업가들과 직접 소통하며 현장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제도 개선 과제를 정리해 정부에 제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외창업기업 제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창업하는 한국인 기업을 국내 창업지원 체계와 연결하기 위한 첫 제도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정 기준의 명확성, 확인 절차의 일관성, 인증 체계 마련 등 후속 제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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