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기에는 돈만이 나를 지켜줄 수 있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습니다. 더 벌고 더 모으고 싶지만 일상까지 돈 걱정에 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한 번뿐인 삶, 돈에 끌려가지 않고 내 방식대로 항해할 수 없을까요? [머니마이웨이]는 생활 속에서 돈을 어떻게 쓰고 모으고 대비할지 고민하는 순간을 경제의 언어로 풀어보며 각자의 삶에 필요한 판단의 기준을 찾아갑니다. [편집자주] |
보험료는 자동이체로 빠져나가지만 보험금은 지급 사유가 생겼다고 자동으로 입금되지 않습니다. 계약자가 직접 청구해야 하고 계약자와 보험금을 받을 사람이 다르면 확인 절차도 필요합니다. 가입 뒤 오랜 시간이 지나 연락처가 바뀌거나 계약자가 사망하면 받을 돈이 생겼다는 사실을 놓칠 가능성도 커집니다.
이렇게 지급 시기가 됐지만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숨은보험금이 10조원을 넘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숨은보험금은 약 10조3000억원입니다. 지난해에는 약 80만건, 3조2470억원이 계약자와 보험수익자에게 지급됐습니다.
숨은보험금은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해 금액까지 확정됐지만 소비자가 청구하지 않아 지급되지 않은 돈입니다. 보험계약의 만기나 중도보험금·휴면보험금 발생 사실을 알지 못했거나, 만기 이후 적용되는 이율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전체 숨은보험금 가운데 중도보험금이 7조7667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만기보험금은 1조9235억원, 휴면보험금은 6237억원입니다. 보험계약이 모두 끝난 뒤 돌려받는 만기보험금보다 계약을 유지하는 동안 발생한 중도보험금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중도보험금에는 자녀의 출생이나 입학에 따라 지급되는 축하금과 교육자금, 일정 연령에 도달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건강진단자금과 자립자금, 계약 기간 중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생활자금과 배당금 등이 포함됩니다. 보험에 가입할 당시에는 지급 조건을 설명받았더라도 실제로 돈이 나오는 시점은 몇 년에서 수십 년 뒤일 수 있습니다.
놓치게 되는 이유는?
보험에 가입한 목적과 돈이 지급되는 이유가 서로 달라 기억에서 밀려나기도 합니다.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했는데 실제로 발생한 돈은 자녀의 입학축하금이나 일정 연령 도달에 따른 생활자금일 수 있습니다. 사고가 없었으니 받을 보험금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계약에 따라서는 생존하거나 특정 시기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돈이 있습니다.
보험금이 발생했다는 안내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험계약은 장기간 유지되는 반면 계약자가 이사하거나 전화번호를 바꾼 사실이 보험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주소와 연락처 변경 등으로 보험금 발생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을 숨은보험금이 생기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약자와 보험금을 받는 보험수익자가 다른 계약은 확인할 사람이 나뉩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보험에 가입하거나 배우자를 수익자로 지정했다면 보험료를 낸 사람과 실제 보험금을 청구할 사람이 다를 수 있습니다. 피보험자나 계약자가 사망한 뒤 유족이 해당 계약의 존재를 몰라 보험금이 청구되지 않는 사례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협조로 보험계약자 등의 최신 주소를 확인한 뒤 우편과 모바일 전자고지, 유선 등을 통해 숨은보험금을 개별 안내할 계획입니다.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고령층을 대상으로 숨은보험금 확인 방법 시연과 보험가입 조회 안내 등 오프라인 홍보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보험금을 찾지 않고 그대로 두면 이자가 계속 붙을 것으로 생각해 찾지 않은 금액도 포함됩니다. 계약 만기 후 1년까지는 평균공시이율의 50%, 만기일부터 1년 경과 후 2년간은 40%가 적용됩니다. 휴면보험금에는 이자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계약 시점과 상품 약관에 따라 적용 방식은 달라집니다.
보험금을 확인하려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에 접속하면 됩니다.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본인인증과 정보 제공 동의를 거치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가입 내역을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지급 사유가 발생한 숨은보험금 내역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생존자 숨은보험금은 조회 결과에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받을 보험금을 선택하고 본인 명의 계좌를 입력하면 됩니다.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지 않은 보험금은 입력한 계좌로 지급되고 연금 수령 방식 선택이나 보험수익자 확인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험사가 추가 절차를 안내합니다.
사망한 가족의 보험계약을 조회하려면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먼저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 결과가 나온 뒤 ‘내보험찾아줌’의 상속인 조회를 통해 고인의 보험계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가 지나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출연된 휴면보험금은 일반 보험금과 청구 경로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예금찾아줌’이나 정부24,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등을 통해 조회하고 환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만기보험금: 보험계약의 만기가 지난 뒤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까지 지급되지 않은 보험금
☞휴면보험금: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뒤 소멸시효가 지났지만 계약자 등이 찾아가지 않아 보험회사나 서민금융진흥원이 보관하고 있는 보험금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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