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광익 기자] 영국 연구진이 환자의 암세포를 복제한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를 대량으로 만들어, 암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유전자 지도를 최초로 완성했다.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환자 맞춤형 종양 모델인 오가노이드 바이오뱅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암의 약점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가노이드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종양 조직을 3차원으로 배양한 '미니 암' 모델이다. 기존에 널리 쓰이던 2차원 평면 배양 암세포주는 실제 종양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운 치료법이 시급한 대장암, 식도암, 췌장암, 위암, 난소암 등 5가지 암 환자에게서 종양 샘플을 기증받아 총 256개의 오가노이드를 개발해 바이오뱅크를 구축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을 이용해 162개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유전자를 하나씩 제거하며 암세포 생존에 어떤 유전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수천 개의 유전적 의존성을 확인했으며, 이 중 1733개는 특정 DNA 변화나 치료 이력 등과 연관된 새로운 약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 종류별로 어떤 생물학적 경로에 의존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오가노이드의 유전적 특성이 원래 종양과 거의 일치함을 확인해, 암 연구를 위한 신뢰도 높은 모델임을 입증했다.
특히 같은 환자에게서 치료 전후에 각각 오가노이드를 배양해 비교한 결과, 암이 치료에 내성을 갖게 되는 과정을 파악하고 새로운 치료법으로 공략할 수 있는 잠재적 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더 효과적이고 독성이 적은 항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 사용된 오가노이드 바이오뱅크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자원으로 제공된다.
연구를 이끈 매튜 가넷 박사는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규모로 환자 유래 암 모델, 유전체학, 기능 분석을 결합한 연구"라며 "실제 종양의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하는 모델에서 암의 취약점을 발견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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