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지방정부 반발에 효과 미지수…신원 확인 등에 수개월 소요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대규모 무단 월경 사태가 벌어진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 남은 미성년 이주민 처우 문제를 놓고 스페인 중앙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주 모로코에서 7만2천여명의 이주민이 국경을 넘어 세우타로 무단으로 넘어가는 월경사태가 벌어져 스페인은 물론 유럽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 모로코에서 헤엄을 쳐 세우타로 넘어가는 등 무단 월경 과정에서 78명이 숨졌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무단 월경했던 이주민 대다수는 다시 모로코로 돌아갔으나 아직 2천500여명이 세우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우타에 남은 이주민 중 1천100여명은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로 알려졌다.
인구가 8만4천여명에 불과한 세우타는 수용시설 부족으로 미성년 이주민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미성년 이주민은 창고의 임시 숙소에 머물거나 거리를 배회하며 노숙을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현지 주민인 함자 시투니 모레노(40)는 "어린이 이주민 몇 명을 관계 당국에 데리고 갔으나 거절당했다"며 "너무 많은 사람이 들어와 관련 당국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행정수반은 이날 스페인 국영방송 RTVE 인터뷰에서 "수용 능력을 초과해 공공 질서와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지원을 촉구했다.
좌파 성향인 스페인 중앙정부는 2천500만유로(약 409억원)를 세우타에 지원키로 하고 세우타에 남은 이주민들을 스페인의 여러 지역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중도우파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PP)과 반이민 극우 정당인 복스당이 이주민의 분산 배치에 반발하고 있어 중앙정부의 계획이 제대로 실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야당이 이주민의 분산 배치를 허용하더라도 신원 확인과 개별 인터뷰 등 절차를 진행하는데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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