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전환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 입법을 주도해온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SNS 글이 연일 후폭풍을 낳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자체보다 "법이 잘못됐다는 언행은 퇴직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하라", "곧 초라하게 사라질 검찰청 공무원"이라는 표현이 있다.
특히 이번에는 검사가 아닌 13년 차 9급 출신 검찰 수사관이 공개 반박에 나서면서, 조직 개편을 앞둔 검찰 내부의 불안과 반감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 속에 곧 초라하게 사라질 검찰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분명하게 경고한다"며 "그대들은 행정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국회가 만든 법이 현장에서 잘 실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법이 잘못됐다는 등의 언행은 퇴직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 의원의 발언은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개편하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검찰 내부의 반발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거센 반발은 검찰 지휘부가 아닌 현장 공무원들로부터 나왔다.
5일 대전지검 소속의 한 검찰 수사관은 내부 게시판에 '김용민 아저씨 보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을 2012년 검찰공무원 9급 공채로 입직해 2013년부터 근무한 직원이라고 소개한 그는 "부모님은 광주 출신이고 민주당을 엄청 좋아한다. 아버지는 의원님의 팬일 수도 있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제가 입사한 이후 대다수 검찰 공무원들은 하늘에 부끄러움 없이 일했다"며 "우리를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더 성공하고 싶었으면 검찰의 몇몇 문제점을 비판해야지 왜 평범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굳이 인신공격하느냐"고 직격했다.
또 "저희가 법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설령 그런 의견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정치적 색채로 보는 것은 의원님의 시각 아니냐"며 "왜 반대 의견 한마디 하면 국민의힘 편을 드는 사람으로 규정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욕심으로 애먼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 사과해 달라"며 "그러면 저도 '아저씨'라고 부른 것을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글에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수십 개의 실명 댓글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에는 "전체를 싸잡아 정치적 프레임으로 소비했다", "법이 잘못됐다는 말을 하면 꼭 특정 정당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냐", "평범한 공무원들을 적으로 돌렸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검찰은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등으로 조직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검사뿐 아니라 수사관과 일반 직원들까지 향후 업무와 소속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조직 전체가 불확실성에 놓인 시점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검찰 공무원 전체를 향해 "초라하게 사라질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책 비판을 넘어 조직 구성원에 대한 일반화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논란은 반박의 주체가 검찰 간부나 검사장이 아니라 9급 공채 출신의 평범한 수사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검찰개혁 국면에서 일반 검찰 공무원이 실명으로 공개 반박에 나서고, 이에 내부 구성원들이 잇달아 공감 의사를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결국 이번 논란은 검찰개혁이라는 제도 변화의 본질보다 "국힘당 입당하라"는 발언과 "초라하게 사라질 공무원"이라는 표현이 더 큰 정치적 파장을 낳으면서, 정책 논쟁은 공인의 언어를 둘러싼 논란에 가려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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