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부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등 핵심 부품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온 삼성전기가 AI 인프라 확산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MLCC와 FCBGA를 중심으로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AI 서버·데이터센터용 부품 수요 증가와 제품 믹스 개선, 고객사 확대, 생산능력 확충이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4572억원, 영업이익 44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가 24%, 107%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8%, 57%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12.7%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실적 개선은 AI 관련 부품이 이끌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네트워크용 MLCC 판매 확대와 글로벌 빅테크 대상 고부가 FCBGA 공급 증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 관련 전장 부품 판매 확대가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MLCC는 AI 시대 핵심 부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의 MLCC가 탑재되며, 서버 랙 하나당 최대 60만개의 MLCC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소형·초고용량 구현과 고온·고전압 환경에서의 안정성이 요구되는 만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 MLCC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전기도 생산라인을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 주요 반도체 기업 등 10여개 고객사와 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으며, 추가 공급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6월 글로벌 대형 기업과 약 4540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에도 약 2950억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맺었다. 7500억원에 달하는 두 계약은 모두 2027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 6월 MLCC 출하량은 약 980억개로 최근 5년 내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서버뿐 아니라 산업·전장용 고부가 제품 수요 증가가 출하량 확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별 성장세도 뚜렷하다. 컴포넌트 부문은 2분기 매출 1조6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데이터센터용 MLCC와 자율주행·친환경차(xEV) 관련 전장용 MLCC 판매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7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전 분기 대비 6% 증가했다. AI 가속기와 서버 CPU용 고부가 FCBGA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광학솔루션 부문도 국내외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과 전장용 제품 공급 증가로 매출 1조36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하반기에도 AI 관련 부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AI 가속기와 서버 CPU용 고성능 FCBGA 양산을 확대하고, 전장용 고성능 카메라 모듈 공급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AI 서버·네트워크 및 ADAS 관련 고부가 MLCC 공급을 적극 확대하고,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및 반도체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FCBGA는 데이터센터용 하이엔드 제품 공급 확대와 국내외 생산능력(CAPA) 증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카메라모듈도 전장용 고부가품 공급 확대와 휴머노이드용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삼성전기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관계자는 “AI 고점론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AI는 이미 산업 전반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며 “삼성전기는 MLCC와 FCBGA 등 AI 인프라 핵심 부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관련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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