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 8과 갤럭시 Z 플립 8에 처음으로 실리콘-카본(Silicon-Carbon) 배터리를 적용했지만, 배터리 수명과 보증 정책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에너지 밀도는 크게 높였지만 충전 사이클 수명은 기존보다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기 사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 7월 공개한 갤럭시 Z 폴드 8과 갤럭시 Z 플립 8부터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처음 적용했다. 실리콘-카본 배터리는 기존 흑연(Graphite) 음극재 일부를 실리콘으로 대체해 제조한다. 참고로 실리콘은 흑연보다 훨씬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어 동일한 공간에서도 더 큰 배터리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힌지와 듀얼 디스플레이 때문에 내부 공간 제약이 필연한다. 삼성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적용했다. 실제로 갤럭시 Z 폴드 8 울트라는 펼쳤을 때 두께가 4.1mm에 불과하지만 5,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일반 Z 폴드 8도 4,800mAh를 유지했으며, 갤럭시 Z 플립 8은 배터리 용량을 유지한 채 접었을 때 두께를 13.7mm에서 13.1mm까지 줄였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만큼 기술적인 우려도 공존한다.
실리콘은 충·방전 과정에서 최대 약 300%까지 팽창하는 특성이 있다. 반복적인 팽창과 수축은 내부 구조에 균열을 만들 수 있으며, 장기간 사용 시 용량 감소와 배터리 팽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회사는 실리콘 함량을 조절하고 음극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수명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는 기존 흑연 배터리보다 충전 사이클 수명이 줄었다.
유럽 EPREL(European Product Registry for Energy Labelling) 등록 자료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 8과 폴드 8 울트라, Z 플립 8의 실리콘-카본 배터리는 약 1,200회 충전 이후 배터리 용량이 초기 대비 80%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표기됐다. 반면 갤럭시 Z 폴드 7은 기존 흑연 기반 배터리로 약 2,000회 충전 후 80% 수준을 유지한다.
논란은 소프트웨어 지원 정책과의 균형 문제로 불거진 상황.
삼성은 갤럭시 S24 시리즈 이후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최대 7년간 안드로이드 OS와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보증에서 배터리 보증 기간은 통상 1년에 불과하다. 이후 배터리 성능 저하는 소비자가 직접 부담해야 한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배터리 교체 비용도 일반 스마트폰보다 높은 편이다. 삼성케어+(Samsung Care+) 가입자는 배터리 성능이 8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별도의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일부 중국 제조사는 차별화 전략도 내놓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레드미 노트 17 프로(Redmi Note 17 Pro)에 최대 5년 배터리 교체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구매 후 4년 이내 배터리 성능이 80% 이하로 떨어질 경우 무상 교체를 지원한다.
업계 전문가는 실리콘-카본 배터리가 향후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 향상뿐 아니라 충전 사이클 수명과 장기 보증 정책까지 함께 개선돼야 소비자 체감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삼성은 장기간 소프트웨어 지원 정책을 강조하는 만큼, 배터리 보증 역시 이에 걸맞은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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