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58일·66일… 짧아지는 홀드백, 커지는 법제화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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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58일·66일… 짧아지는 홀드백, 커지는 법제화 회의론

이데일리 2026-08-05 20:52: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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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영화계가 극장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개 간격인 ‘홀드백’ 법제화를 논의하는 사이 시장은 오히려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개봉한 주요 한국 상업영화들이 개봉 두 달 안팎 만에 넷플릭스로 향하면서, 획일적인 홀드백 규제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화 '휴민트'(왼쪽)는 개봉 49일 만에, '와일드 씽'은 58일 만에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다.(사진=NEW·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휴민트'(왼쪽)는 개봉 49일 만에, '와일드 씽'은 58일 만에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다.(사진=NEW·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두 달 만에 넷플릭스…빨라지는 OTT행

실제로 올해 상반기 주요 극장 개봉작들의 OTT 공개 시점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짧아졌다. 5일 영화계에 따르면 ‘휴민트’, ‘와일드 씽’, ‘오세이사’ 모두 극장 개봉 후 두 달 안팎 만에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과거 수개월 이상 극장 상영을 이어간 뒤 OTT로 넘어가던 흐름과 비교하면 공개 주기가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가장 빠른 사례는 ‘휴민트’다. 국내에서 198만 명을 동원한 뒤 개봉 49일 만에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공개 첫 주 글로벌 비영어 영화 부문 1위와 14개국 1위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와일드 씽’도 비슷한 흐름이다. 국내에서 134만 명을 동원한 뒤 개봉 58일 만에 넷플릭스로 향했다. 극장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공개 첫 주 글로벌 비영어 영화 톱10 9위에 오르며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오세이사’는 조금 다른 사례다.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뒤 개봉 66일 만에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공개 첫 주 글로벌 2위, 둘째 주 3위를 기록했다. 극장 흥행을 마친 뒤에도 OTT를 통해 작품의 화제성과 수익성을 이어간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과 엇박자 우려… 홀드백 결론은?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히 OTT 소비 증가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제작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극장 흥행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작품이 늘어나면서, 극장·OTT 연계 유통 전략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극장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품일수록 OTT 판매는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물론 흥행이 부진하면 글로벌 판권 가격 역시 높아지기 어려워 OTT 판매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제작사와 배급사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중요한 수익 창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표를 예매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표를 예매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홀드백을 일률적으로 법제화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작품마다 흥행 추이와 해외 판매 전략이 다른데도 동일한 공개 간격을 강제하면 제작·배급사의 회수 전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극장 보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작품별 성격과 흥행 상황에 맞춰 공개 시기를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업계 자율 합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홀드백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정부는 일방적인 규제 대신 영화계 내부의 자율적인 합의를 지향한다”며 “정부가 논의의 장을 열되, 협의체 참여자들이 주체가 돼 지속 가능한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홀드백 문제와 관련해 “민관 협의체를 통해 8월까지 답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홀드백 민관협의체가 이달 중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은 이미 OTT 공개 주기를 빠르게 단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시장 변화와 산업 현실을 얼마나 반영한 합의안이 도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홀드백은 극장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지만 지금은 작품마다 투자 구조와 흥행 추이, 해외 판매 전략이 모두 다르다”며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기준을 법으로 정하기보다는 작품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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