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보지냐를 보지냐라고 다시 부를 수 있게 됐다.
5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는 “칠레축구협회가 카보베르데 대표팀 골키퍼 보지냐가 콜로콜로에서 등번호 유니폼에 자신의 별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 예외를 승인했다”라고 보도했다.
40세 보지냐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카보베르데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된 보지냐는 본래 무명 중의 무명 축구선수였다. 25세가 돼서야 뒤늦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변방 리그에서 대부분 커리어를 보냈다. 그러나 카보베르데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특히 조별리그 1차전 ‘최종 우승자’ 스페인을 상대로 펼친 낭만의 선방쇼가 백미였다. 보지냐는 스페인 공격수의 무수한 슈팅 세례를 막아내며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날 활약으로 보지냐의 이름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월드컵 전까지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수만 명 수준이었는데 스페인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더니 현재 3천만 명에 근접한 상태다. 이후 보지냐는 카보베르데의 대회 32강 진출까지 이끌면서 성공적인 월드컵 여정을 보냈다.
월드컵 활약으로 불혹 보지냐의 현역 생활도 연장될 수 있었다. 무적 신분인 보지냐에게 여러 클럽이 러브콜을 보냈다. 그중 칠레 명문 콜로콜로가 적극적으로 보지냐 영입에 나서면서 18개월 계약 도장을 찍었다. 콜로콜로는 단순 보지냐의 실력 외에도 그가 지닌 마케팅 효과에도 크게 주목했다.
그런데 축구선수 직업보다 더 유명해진 ‘보지냐’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위기가 찾아왔다. 전 세계 대부분의 축구협회는 유니폼에 기입되는 이름을 반드시 본명으로 정확히 해야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대표적으로 카카, 호나우지뉴, 헐크 등 유명 선수들의 이름도 사실 본명이 아닌 ‘별명’이다. 대한민국 K리그에도 강원FC 소속 외국인 수비수 강투지가 유명하다.
칠레축구협회는 달랐다. 유니폼에 별명이나 애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보지냐는 유니폼에 ‘보지냐(Vozinha)’라는 이름을 새길 수 없었다. ‘에보라 디아스(Evora Dias)’, ‘디아스(Dias)’라는 본명만 쓸 수 있다. 보지냐라는 이름 자체가 지닌 파급력이 대단했기에 콜로콜로 구단 입장에서 마케팅 부분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칠레축구협회가 예외 승인을 허락했다. 위 매체에 따르면 콜로콜로는 협회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 보지냐가 자신의 별명인 ‘보지냐’를 유니폼에 기입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보지냐 본인에게도 뜻깊은 일이다. 그의 별명 보지냐의 뜻은 포르투갈어로 ‘할머니’를 의미한다. 유년기 자신을 돌봐준 돌아가신 할머니와 추억을 기리기 위한 의미였다. 입단 기자회견 때 보지냐는 “이 이름은 평생 사용해 온 이름이다. 카보베르데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와 역사를 가진 이름이고,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제 할머니가 지금 살아 계셨다면 분명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다. 남은 선수 생활 동안에도 할머니를 기리는 의미로 이 이름을 계속 사용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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