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의인상' 김경호씨 "취약계층 아동 위해 써달라"…청계동 주민센터에 전달
(의왕=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호수에 빠진 19개월 여자아이를 구조한 60대 의인이 포상금 일부를 취약 계층 아동에 써달라며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5일 의왕시에 따르면 청계동 주민이자 시 기간제 근로자인 김경호(65) 씨는 5월 1일 오후 7시 10분께 의왕시 백운호수 둘레길에서 배전반 점검 작업을 하던 중 "첨벙"하는 소리를 듣고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다.
웅성거리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가보니 데크길 아래 수심 3m가 넘는 호수로 19개월 된 여자아이가 빠져 있었다.
아이 아빠로 보이는 남성도 물에 뛰어들었지만, 여자아이가 시커먼 물속으로 점점 가라앉는 모습을 본 김씨는 신고 있던 작업화를 벗어던지고 물로 향했다.
나이가 지긋한 60대 남성이 뛰어들려고 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극구 막아 세웠지만, 김씨는 차마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며 "그런데 인형 같은 아이가 가라앉는데 아무리 두려워도 차마 못 견디겠더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물속으로 몸을 던진 김씨는 아이를 향해 헤엄쳐 갔고, 호수 바닥까지 가라앉은 아이를 마주했을 때 아이가 자신에게 "할아버지 나 좀 살려주세요"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다리에 쥐도 나고, 물을 몇차례 마셔 이대로 죽는다고 하는 순간 김씨는 마지막 힘을 다했고 15분여만에 아이를 물 밖으로 건져 올렸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 구조 대원도 김씨에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했다.
김씨가 구조한 아이 엄마도 열흘 뒤쯤 김씨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와 감사 인사를 건넸다.
김씨의 구조 사례가 알려지면서 LG복지재단은 지난달 김씨에게 살신성인 의인상을 수여하고 포상금을 지급했다.
김씨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받은 포상금 일부를 지역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써달라며 청계동 주민센터에 기부하기까지 했다.
기간제 근로 기간이 곧 종료돼 본인의 사정도 녹록지 않은 여건에서 이웃을 위해 선뜻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김씨의 기부금은 청계동 취약 계층 3가구에 전달됐다.
김씨는 "저도 살아오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기부를) 자연스럽게 생각했다"며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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