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본경선의 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된 28일 대전 서구의 한 사무실에서 민주당 당원들이 후보별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수사 공백과 범죄 피해자 보호 약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충청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시선은 당권 경쟁에 쏠린 모습이다.
민주당은 야당과 법조계, 피해자들의 반발에도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사회적 약자 보호 대책은 후속 입법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제도의 빈틈을 법안 처리 뒤에야 메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거기에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겹치면서 입법 책임보다 당내 권력 경쟁에 더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여론은 민주당의 입법 추진 방향과 적잖은 간극을 드러내고 있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검찰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전국 62.5%, 충청권 53.8%였다.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도 각각 53.8%, 52.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 뒤에야 피해자 보호를 위한 후속 입법에 나섰다.
기존에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범죄에 적용되는 전건송치 제도를 성범죄와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까지 확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에 사회적 약자 범죄 전담조직을 설치하기로 했다. 당내 피해자 권익 강화 태스크포스도 꾸렸다.
이는 민주당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 공백을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법안 처리 전 충분히 해소했어야 할 문제를 후속 입법으로 수습하는 '선(先)강행 후(後)보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정작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충청권 민주당 의원들의 공개 메시지에서는 이런 우려나 보완책에 대한 설명보다 전당대회 관련 내용이 더 두드러졌다.
제도 변화가 지역 수사 현장과 피해자 보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설명하기보다 특정 당권 주자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형사사법 체계를 뒤바꾼 입법의 책임보다 당내 선거가 앞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 발의에 찬성한 조승래 의원(민주·대전 유성을)은 형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SNS에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추후 대책 대신 전당대회에 관련 게시물을 하루에 한 차례꼴로 게시하며 전당대회 방침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무부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민주·대전 서구을)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도 거치기 전 "우리는 숙의를 거쳐 완전한 검찰개혁의 당론에 이르렀다"고 언급한 이후 해당 내용에 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하지만 4일 CBS 라디오 출연해 김민석 당대표 후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거나 SNS를 올리는 등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홍보하고 있다.
이에 지역 야권에서도 "결국 전당대회 이전에 검수완박"이라며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되는 것을 보며 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지 절감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충청권 지역구 의원 28명 중 민주당 2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해당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힘 7명은 반대의 의미로 표결에 불참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도 비례대표로 찬성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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