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사진= 연합뉴스)
폭염 대응 기준을 새로 마련한 프로야구가 시행 하루 만에 한계를 드러냈다.
경기 취소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던 경기장에서 관중이 온열질환 증세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한 데 이어, 경기 취소가 잇따르면서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다음 달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가대표 차출까지 예정돼 있어 순위 싸움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과 6일 예정된 KBO리그와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취소했다. 이틀간 리그를 멈추고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폭염 대응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선수단은 물론 관중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잇따르자 기존 운영 방침을 다시 손질하겠다는 판단이다.
이번 결정은 KBO가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기준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내려졌다. KBO는 폭염경보가 발효되면 경기 시작 시간을 최대 1시간 늦추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이 예상되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질 경우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 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세칙을 마련했다.
그러나 기준이 시행된 첫날부터 빈틈이 드러났다. 4일 잠실과 광주 경기는 폭염중대경보 발효로 취소됐지만, 폭염경보 단계였던 인천에서는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경기 막판 관중이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응급조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각에서는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만큼 기상특보만으로 경기 개최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체감온도와 구장 환경 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취소가 늘어나면서 순위 경쟁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우천 취소가 많았던 예년과 달리 올 시즌은 폭염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잔여 경기 편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뤄진 일정은 정규시즌 막판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선수단 체력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변수다. 대표팀이 소집되면 각 구단은 주축 선수들을 약 2주간 내보내야 한다. 특히 대표 선수가 많은 팀일수록 잔여 경기와 대표팀 차출 시기가 겹치면 전력 공백을 안은 채 순위 경쟁을 치러야 한다.
현재 상위권부터 중위권까지 승차가 촘촘한 상황인 만큼 일정 부담은 곧 순위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 취소가 계속 늘어날 경우 정규시즌 막판에는 빡빡한 일정과 핵심 선수 공백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팀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O는 6일 열리는 긴급 실행위원회에서 폭염 속 리그 운영 방안과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하루 만에 한계를 드러낸 폭염 기준을 어떻게 손질하느냐가 남은 시즌 운영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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