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유엔총회·APEC 등 계기 거론…강경화 '초치' 표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김지헌 민선희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 안보협의의 추가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은 고위급 회동을 통한 진척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5일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가진 사후 브리핑에서 "머지않아 고위급에서 협상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공식 협상이 추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협의가 계속 진행되어 왔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조 장관은 국제 다자회의 등에서 자신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대면해 담판을 벌이는 구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고위급 협상을 추진할 계기로 "9월 유엔총회 일반이사회 최고위급 회의가 있다"며 "그 외에 루비오 장관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때 오고, 그전에도 만날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따른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획득, 원자력 연료 농축·재처리 등 안보 분야 후속 협의는 지난 6월 첫 회의가 열렸다.
첫 회의부터가 지난해 11월의 정상회담으로부터 반년 넘게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2차 회의를 속도감 있게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안팎에 있었으나 현재까지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에 실무적으로 일정과 향후 논의 방향에 대한 협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고는 해도 가시적 진전을 위한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고위급에서의 추가적 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해석된다.
조 장관은 협의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꼭 그렇지는 않다"면서도 "중동 전쟁이라든지 여러 상황이 (협의를) 좀 늦추는 것이 있다"며 "대미투자가 걸림돌이 된다고 보지도 않지만, 투자는 또 그것대로 빨리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에 쿠팡이라든지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도 협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저희로서는 굳건한 한미관계를 잘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그런 문제도 가급적 빨리 해소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문제와 관련해 조 장관은 주미한국대사관과 국내 관계 부처 간 협의와 종합적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달 중순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일시 귀국을 명령한 바 있는데, 당시 귀국을 이날은 "초치"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보통 초치는 외국에 항의할 사안이 있을 때 자국에 주재하는 해당국 대사를 불러 입장을 전달하는 행위를 뜻한다.
조 장관은 "초치가 아니면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라고도 말해 말실수는 아니라는 인상을 줬다.
강 대사 귀국 지시가 주미한국대사관의 쿠팡 사태 대응 미흡에 대한 지적이거나, 쿠팡의 주장을 받아주는 미측에 대한 불만 표시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 장관은 전날 있었던 미셸 스틸 신임 주한미국대사와의 첫 만남에 대해 "(대사가) 남편분도 함께 와서 '이혼도 안 하고 결혼 45주년'이라고 자랑하길래 '저도 비슷하다'고 답했다"는 대화를 소개했다.
또 "남편분에게 '잘 오셨다, 앞으로 미국 정계에 (대해) 필요하면 우리 정부가 당신을 잘 활용하겠다'고 했고 본인도 '기꺼운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미셸 대사 남편 숀 스틸 변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정계 이력이 있다.
조 장관은 한미관계 현안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소해정을 보낸다든가 이런 문제는 진도가 나가려다가 확전될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단 중단됐다"며 "다시 종전 쪽으로 바뀌면 당연히 협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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