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줄었는데 신선도 유지 비용은 급증…축제 앞두고 전어 물량 확보 비상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원래 시장 상인들은 휴가를 길게 가지 않는데, 올해는 너무 덥다 보니 장사를 포기하고 쉬는 사람도 있어요."
5일 오후 1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셔터가 내려진 점포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장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손님은 줄고 수산물 신선도 유지 부담은 커지면서 아예 며칠씩 문을 닫는 점포까지 생겼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날 시장 내 한 수산물 골목에서는 점포 20여곳 중 8곳이 셔터를 내린 채 영업하지 않고 있었다.
생선이 놓여야 할 진열대는 파란 천으로 덮여 있었고, 점포 앞에는 빈 스티로폼 상자가 쌓여 있었다.
창원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날 시장 위를 덮은 아케이드는 한여름 햇볕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 아래에는 빠져나가지 못한 열기로 가득했다.
문을 연 상인들은 좁은 점포에 선풍기 2∼3대를 틀어놓거나 연신 부채질하며 무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떡집을 운영하는 김양수(51) 씨는 "마트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데 전통시장은 더워서 사람이 없다"며 "아케이드가 햇볕을 막아주기는 하지만 열기를 가두기도 해 폭염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어와 문어를 파는 홍호연(65) 씨는 "장화를 신고 고무 작업복을 입고 일해야 하니 파는 사람도 너무 덥다"며 "오후 4시까지는 손님이 거의 없고, 오후 6시쯤 돼야 조금씩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날이 더울수록 얼음이 많이 필요하고 냉각장치도 계속 돌려야 한다"며 "손님은 없는데 비용은 더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30년 동안 활어를 판매해온 김숙경(68) 씨도 "활어도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수조 온도를 17도로 맞춰야 한다"며 "에어컨을 18도로 온종일 틀어놓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전기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여름철 대표 제철 수산물인 전어의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상인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금어기가 풀렸지만, 시장에 들어오는 물량이 적고 가격도 예년보다 높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날 시장에서는 전어 가격을 물어본 뒤 고개를 흔들며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김씨는 "전어는 조업이 시작됐을 때 가격이 가장 저렴한데 올해는 고수온 탓에 잘 잡히지 않아 처음부터 가격이 높았다"며 "지난해에는 1㎏에 1만5천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2만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맛이 좋아 인기가 많은 서해 전어나 삼천포 전어는 거의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며 "다음 달 축제를 앞두고 비가 한 번이라도 내려 바다 상황이 나아져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는 마산어시장축제가 열린다.
이 행사는 애초 여름철 전어축제로 시작한 만큼 전어가 여전히 축제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그러나 폭염과 전어 수급난이 겹치면서 상인들은 축제를 앞두고도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처지다.
천태문 마산어시장 상인회장은 "대부분 전통시장이 여름에 더 어렵겠지만, 수산물은 신선도 문제로 재고가 남으면 피해가 커 며칠씩 문을 닫는 상인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달 예정된 축제의 핵심인 전어도 어느 정도 물량이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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