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 겸 DX부문장과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올해 초 완제품 사업 수장으로 데뷔한 가운데, 2분기 실적에서 경영 성과가 뚜렷하게 갈렸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와 소비 둔화, 부품·원자재·물류비 상승이라는 비슷한 환경 속에서도 두 회사의 수익성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디지털가전(DA)사업부는 2분기 매출 14조5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100억원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1분기 영업이익도 2000억원 수준에 그치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LG전자는 가전과 TV 사업을 중심으로 2분기 매출 14조9200억원, 영업이익 1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도 1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두 분기 연속 1조원대 수익성을 유지했다.
악조건 속 양사가 밝힌 수익성 압박 요인도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비용 증가와 지출 확대를 부담 요인으로 꼽았고, LG전자 역시 원가와 공급망 부담에 직면했다.
그러나 LG전자는 비용 구조 개선과 구독 서비스 확대, 스마트TV 플랫폼 강화, B2B 사업 확장으로 충격을 완화했다.
류재철 사장은 1989년 골드스타 가전 연구소에 입사한 뒤 가전 사업을 오랫동안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제품 판매 중심 구조에서 구독, B2B, D2C 등 반복 수익과 고객 접점을 넓히는 사업 모델 전환을 주도해왔다.
CEO 취임 이후에도 그는 품질, 비용, 납기와 연구개발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가전 본업의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LG전자가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1조원대 영업이익을 이어간 배경으로 구독형 모델과 B2B 확장이 꼽힌다.
반면 노태문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 개발과 MX사업부를 거친 모바일 전문가다. DX부문을 맡은 뒤에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 정리, 생산·판매 거점 통합, 아웃소싱 확대 등 비용 효율화에 무게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단기적인 손익 방어에는 필요하지만, 제품 경쟁력 강화와 새 수익원 발굴 측면에서는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TV와 생활가전 사업의 차별화 전략을 더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노 사장의 주력 분야였던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도 부담이다.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은 2분기 매출 33조2000억원을 기록했지만, 부품 원가 상승과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분야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LG전자는 가전과 TV에서, 애플은 스마트폰에서 각각 시장 역풍을 견디며 수익성을 지켜낸 셈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조정만으로는 완제품 사업 경쟁력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전, TV, 스마트폰 모두 중국 업체와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차별화 전략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위기 상황에서는 사업 철수와 규모 조정, 비용 절감도 필요하다. 그러나 제품 경쟁력과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다음 성장 국면에서 반등 기회를 잡기 어렵다.
결국 완제품 사업의 승부는 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보다 고객이 선택할 제품과 서비스를 얼마나 강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노태문 사장이 스마트폰, TV, 생활가전을 아우르는 제품 경쟁력 강화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제시하느냐가 하반기 삼성 완제품 사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Copyright ⓒ M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