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미투표 당원 대상 추가 투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당내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친이재명(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 참여 확대"를 명분으로 추가 투표 도입을 주장하자, 정청래 당대표 후보 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조승래 의원은 "선거 룰을 흔드는 행위"라고 반박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겉으로는 '추가 투표'를 둘러싼 절차 논쟁처럼 보이지만, 당원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당원주권인지, 아니면 사전에 정해진 절차와 규칙을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인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가투표를 하자는 주장이 조직적으로 제기되는 모양"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왜 이리 룰을 갖고 시비가 클까. 정치적 이해관계와 선거 이해관계로 룰을 흔드니 그렇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당원 100% 투표를 위해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선거는 기본적으로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아 대표자를 선출하는 행위인 만큼, 사전에 정해진 절차와 방법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추가 투표가 선거 전략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처음부터 추가투표가 허용됐다면 후보자들의 메시지와 선거운동, 여론 흐름 모두 달라졌을 것"이라며 "마지막 추가 투표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투표하는 전략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참여를 높인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본질은 당원주권을 짓밟는 행위"라며 "앞으로 2년 뒤 당대표 선거와 국회의원 당내 경선에서도 같은 방식이 반복될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오히려 추가 투표야말로 당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는 제도라고 주장한다.
박선원 최고위원 후보는 SNS를 통해 "마지막 날 카카오톡 같은 방법으로 미투표자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서미화 최고위원 후보도 "합동연설 이전 진행되는 '깜깜이 투표'로는 당원주권을 제대로 보장하기 어렵다"며 "미투표 당원의 투표권을 보장할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 최고위원 후보 역시 "미투표 당원들에게 추가적인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가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민주당의 당원 중심 정당 운영 기조를 꼽는다.
민주당은 최근 권리당원 권한 확대를 잇달아 추진해왔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에서 권리당원 비중을 높인 데 이어 선호투표제 도입 등 당원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 왔다. 이번 추가 투표 논의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선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투표 방식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절차를 도입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선거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의 예측 가능성과 절차적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추가 투표가 실제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조직력이 강한 후보일수록 투표율 상승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반대로 막판 변수 확대가 특정 후보에게 반드시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함께 나온다.
결국 이번 논쟁은 단순히 미투표 당원에게 한 차례 더 투표 기회를 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추구하는 '당원주권'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당원 참여를 극대화하는 것이 민주주의인지, 아니면 사전에 정한 규칙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인지에 대한 시각차가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이 이번 논란을 어떤 방식으로 매듭짓느냐에 따라 향후 당대표 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경선과 지방선거 후보 선출 과정 등 당내 선거 제도의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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