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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해외 AI 모델 이용에 따른 토큰 비용 증가는 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외산 모델 차단 리스크에 대비하고 운영 비용을 효율화하려면, 독자 AI 인프라 확보와 서비스 내재화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국내 AI 스타트업 라이너의 김진우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 동교동 라이너 오피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시대의 경쟁력은 단순히 최고 성능의 모델 확보가 아니라, 기업과 국가 차원의 AI 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미토스 등 최상위 AI 모델 접근 제한 논란 등으로 글로벌 AI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국내에서도 특정 해외 모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오픈AI, 앤트로픽 등 해외 AI 모델 사용 과정에서 지불하는 API 비용이 증가하면서 AI 활용 비용 관리 역시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라이너는 웹페이지, 논문, 문서 등 다양한 정보를 AI로 분석·요약하는 생산성 AI 서비스 기업이다. 2015년 설립 이후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연구자 특화 AI 서비스와 기업용 AI 솔루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AI 독립성을 안보 차원의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결산 시점이 되면 국내 기업들이 오픈AI나 앤스로픽 같은 외부 모델에 지불하는 토큰 비용이 상당한 규모로 잡힐 것”이라며 “모든 일에 아인슈타인의 뇌가 필요한 것은 아닌 만큼, 가장 높은 지능을 요구하는 일은 외산 모델을 쓰더라도 한국 안에서 처리 가능한 AI 태스크는 국산 모델이 맡아야 국가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니가 있어야 그랜저 나온다”…독자 AI 대안 필요
김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자 기술 기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미국 프런티어급 모델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지만, 2028년 이후를 바라보고 꾸준히 준비한다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며 “미토스 논란처럼 해외 인프라 공급망 리스크가 드러난 상황에서 한국도 독자적인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과거 SK텔레콤 컨소시엄 참여 당시 들었던 ‘포니’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처음 포니를 만들 때 많은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다고 평가했지만, 포니가 있었기 때문에 이후 그랜저도 만들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며 “첫 국산 AI 모델이 반드시 세계 최고 수준일 필요는 없다. 차단 리스크에 대비해서라도 한국은 독자 모델이라는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1000만 대중 에이전트 창출…공공·행정 혁신 이끌 것”
김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사업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모두의 AI는 국민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중적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김 대표는 “모두의 AI는 1000만명이 사용하는 대중적 에이전트 서비스를 만드는 사업이다.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도전 정신과 대기업의 확산력이 결합할 때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구체적 사업 참여 형태에 대해서는 “주관사로 나설지, 대기업 컨소시엄에 참여할지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구도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AI 에이전트가 행정 서비스 혁신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지원금이나 각종 지원 정책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신청까지 돕는 것부터 복잡한 행정 절차 자동화까지 AI가 지원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사용자가 직접 여러 메뉴를 찾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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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쟁력은 모델보다 활용 효율”…멀티모델 전략 강화
라이너는 자체 초거대 모델 개발보다는 기존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서비스화하는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AI 서비스 경쟁이 단순히 가장 뛰어난 모델을 보유하는 경쟁에서 어떤 모델을 어떤 업무에 배치해 비용과 성능을 최적화하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현재 AI 모델은 각각 장단점이 다르다”며 “똑똑하지만 비싼 모델, 빠르고 저렴한 모델, 특정 작업에 강한 모델이 각각 존재하기 때문에 서비스에서는 업무별로 최적의 모델을 연결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이너가 주목하는 핵심 기술은 데이터 플라이휠 구축, 포스트 트레이닝 데이터셋 활용, 멀티모델 오케스트레이션이다.
멀티모델 오케스트레이션은 다양한 AI 모델을 상황에 맞게 조합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단순 요약 작업에는 비용이 낮은 경량 모델을 활용하고,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업무에는 고성능 모델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AI 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은 모델 자체뿐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해 성능을 개선하고, 비용을 최적화하는 운영 역량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너는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출시한 연구자 특화 AI 서비스 ‘라이너 스칼라’를 비롯해 문서·보고서 작성 지원 서비스 ‘라이너 라이트’ 등 분야별 AI 에이전트 제품군을 선보였다.
또 특화 AI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업 대상(B2B)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AI 시대에는 최고의 모델 하나를 확보하는 것보다 필요한 업무에 적합한 AI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라이너는 AI를 실제 업무와 서비스에 적용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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