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를 과거 군사 쿠데타의 중심으로 지목하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육사 중심의 군 지휘구조가 쿠데타를 가능하게 한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내며 군 인사체계 전반의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국방부의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을 보고받은 뒤 “대한민국에서 군사 쿠데타가 세 번 있었는데 다 육군에서 벌어진 일이고, 육사 출신들이 한 일”이라며 “쿠데타를 세 번이나 한 중심이 육군사관학교인데 한 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민주화됐고 전 세계가 바라보는 선진국이 됐는데 육군 장성들이 동조해 친위 쿠데타를 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며 “앞으로는 구조적으로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군 장성단 내 육사 출신 비중도 문제 삼았다. 그는 “하위 장교 단계에서는 육사 출신이 얼마 되지 않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육사가 거의 독점하는 구조”라며 “군사 쿠데타를 벌이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세 번이나 저질렀는데도 여전히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니 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공했다면 주민센터에는 육군 대위가 앉아 감시하고 언론사에는 군인들이 들어가 기사를 검열하는 일이 다시 벌어졌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각 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것이 현대전에서 요구되는 합동성과 미래전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간 군종별 장벽을 낮추고 AI·드론·유무인 복합체계 등 첨단 과학기술 중심의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공청회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세부 계획을 마련하고 연내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군 장병은 국가에 충성하고 군인으로서의 소명을 충실히 이행하지만 일부가 떼를 지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을 벌인다”며 “사람이 본래 나빠서라기보다 기회가 주어지고 유인이 생기면 넘어갈 수 있는 만큼 그런 소지를 없애는 합리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제 그만 설명해도 되겠다고 할 때까지 이해와 설득을 구하라”면서도 “얘기만 하다 보니 진척 속도가 더디다.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발언은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미래전 대비를 위한 교육체계 개편에 그치지 않고, 특정 출신 중심의 군 인사구조와 지휘체계를 손질하는 제도 개혁으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군사 쿠데타의 역사와 육사 중심의 지휘구조를 직접 연결해 언급하면서 군 조직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사관학교 통합 논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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