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글은 티 난다"?…'오디세이' 열풍 속 통념 깨는 캠브리지대의 'AI 소설 평가'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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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글은 티 난다"?…'오디세이' 열풍 속 통념 깨는 캠브리지대의 'AI 소설 평가' 실험

AI포스트 2026-08-05 13:29: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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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독자들은 라벨을 떼고 읽었을 때 챗GPT의 소설을 인간보다 더 매력적이라 평가했으며, 출처를 구분할 확률은 동전 던지기 수준이었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캠브리지 연구진 “알고리즘 혐오와 AI 소설의 뛰어난 몰입도”] 성인 1,682명 대상 실험 결과, 독자들이 '사람이 썼다'고 들은 글에 높은 점수를 주는 편향을 보였으나 라벨을 떼고 품질만 평가했을 때는 챗GPT의 소설을 더 우수하다고 평가.
  • [인간과 AI의 글 구분 확률은 사실상 50% ‘우연 수준’] 독자들이 인간의 작품과 AI의 작품을 구별해 낸 정답률은 40~52%에 그쳐, 일반 독자들에게는 AI가 이미 완벽한 문장력과 유창함을 구현하고 있음을 입증.
  • [기술적 완성도를 뛰어넘는 ‘인간의 진정성’과 고전의 울림] 매끄러운 텍스트 생성과 별개로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과 자기고백을 담아내는 ‘고독한 집필 과정’은 대체 불가능하며, 이것이 수천 년 전 ‘오디세이’가 오늘날 다시 거대한 공감을 얻는 이유.

영화 '오디세이'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면서 수천 년 전 인간이 써 내려간 고전 명작이 다시금 거대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제목에 '오디세이'를 포함한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595.5%나 폭증했다. 

올해 1월 55.3%에서 시작해 6월 291.7%로 이어진 상승 곡선은 인간이 담아낸 깊은 서사시가 여전히 우리 영혼을 흔드는 힘을 지녔음을 증명한다. 생성형 AI의 글쓰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한편에선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AI도 '오디세이'나 '일리아스' 같은 희대의 명작을 써낼 수 있을까?" 유튜브 등에서 세계사 낭독, 방송 진행자로 활약 중인 이지선 성우는 최근 한 방송에서 "AI가 쓴 책은 어딘가 특유의 반복적인 느낌이 들고 티가 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정말 AI는 인간의 문장력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일까.

"사람이 쓴 줄 알았는데 AI"…선입견 걷어내자 반전된 평가

캠브리지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판단 및 의사결정(Judgment and Decision Making)'에 발표한 최신 연구 결과는 이러한 우리의 통념을 정면으로 뒤흔든다.

연구팀(수석 저자 디나 스콜닉 와이스버그 박사)은 성인 1,682명을 대상으로 인간 작가의 단편 소설과 챗GPT가 작성한 상응하는 소설을 읽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 절반에게는 '사람이 쓴 글', 나머지 절반에게는 'AI가 쓴 글'이라고 알려주었으나, 이 정보 중 일부는 의도적으로 짝을 바꾸어 제공됐다.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독자들은 '사람이 썼다'고 들은 소설에 주관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알고리즘 혐오(편향)'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작성자 라벨을 떼어놓고 실제 글의 품질만 평가했을 때는 챗GPT가 생성한 이야기를 인간이 쓴 이야기보다 훨씬 더 몰입도 높고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AI가 쓴 문장은 문맥이 유창하고 읽기 쉬우며, 인간 문학이 가진 거친 구석을 평균화하여 매끄럽게 다듬는 특성이 있어 독자들에게 시각적·감정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다가갔기 때문이다.

AI와 인간의 글, 구분 확률은 '동전 던지기' 수준

이어진 추가 실험(성인 905명 대상)에서 연구진은 인간의 글과 AI의 글을 한 쌍으로 제시한 뒤 어떤 것이 인간의 작품인지 맞히도록 했다. 그 결과, 정답률은 실험에 따라 40%와 52%에 머물렀다. 이는 사실상 우연 수준(50%), 즉 동전을 던져 맞히는 확률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독자들은 문학 전문가를 자처하든 그렇지 않든, 눈앞의 세련된 문장이 인간의 영혼에서 나왔는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조합됐는지 전혀 구별하지 못했다. 다만, 문학적 전문성보다는 'AI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AI 특유의 정형화된 패턴을 알아채고 출처를 정확히 맞히는 경향을 보였다.

즉, 'AI 특유의 티'라는 AI의 정교한 어조와 반복 패턴에 익숙한 전문가 시선에서만 감지되는 미세한 균열일 뿐, 일반 독자들에겐 이미 완벽한 문장으로 읽히고 있었던 셈이다.

명작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인가

이처럼 AI가 정교하고 가독성 높은 텍스트를 뽑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앞으로 '오디세이' 같은 명작의 탄생을 AI 알고리즘에게 기대해야 할까. 연구진과 문학계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와이스버그 박사는 "AI가 인간 이상의 완성도를 지닌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AI와의 협업 공간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창의적 과정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글을 쓰는 본질은 단순히 유창한 텍스트를 생산하는 데 있지 않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을 이해하며, 자기 영혼을 표현하기 위해 펜을 드는 과정 그 자체에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AI포스트 DB)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AI포스트 DB)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대의 루크 케너드 교수 역시 AI를 온화한 로봇이 아닌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예측 코드'로 규정하며, AI가 매끄러운 시나 소설을 써낼 수 있을지언정 인간이 지닌 진정성 있는 자기고백과 문학적 탐구의 가치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인간의 고전이 AI 시대에 주는 진정한 울림

결국 교보문고를 뒤흔든 '오디세이'의 열풍은 단순히 매끄럽게 잘 읽히는 문장에 대한 소비가 아니다. 수천 년 전 호메로스가 고뇌하며 담아낸 인간의 방황, 사랑, 죽음, 삶에 대한 치열한 도전에 대한 공감이다.

AI는 수만 편의 문학작품을 학습해 독자가 가장 좋아할 만한 매끄러운 단편 소설을 순식간에 조합해낼 수 있다. 하지만 거친 삶의 파도를 맞닥뜨리고 이를 문장으로 빚어내는 '인간의 고독한 집필 과정'만큼은 흉내 낼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할수록, 우리가 다시 옛 인간의 문장으로 돌아가 길을 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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