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증가로 국내 수출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제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 회복 체감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와 일부 수출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재·부품과 전통 제조업은 원가 부담과 수요 둔화가 겹치며 어려움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성장에도 부품·소재업계 부담 지속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업종별 차이가 나타난다.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서는 경기 개선 기대가 반영되고 있지만 철강·화학·기계 등 주요 제조 업종에서는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내부 양극화가 커지면서 대기업 중심의 수출 회복이 전체 산업 경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산업은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수요 증가 영향으로 국내 수출을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자동차 부품, 기계, 소재 등 연관 제조업에서는 비용 부담과 주문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 비용은 늘었지만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중소 협력업체들은 거래처 생산 조정과 수요 둔화 영향으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도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 증가와 제품 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제한되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 투자보다 비용 관리와 사업 효율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제조업 부진, 지역 산업 기반에도 영향
중소 제조업의 어려움은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방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면서 일부 기업은 설비 확대보다 운영 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은 대기업뿐 아니라 부품·소재 기업 등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과 연결된다. 협력업체 기반이 약화될 경우 국내 제조 생태계 전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기업들의 성장도 국내 제조업이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면서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과 함께 생산 효율,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출 회복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지만, 이를 제조업 전체 경기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업종의 회복만으로는 산업 전반의 체감 경기 개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등 제조 기반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수출 성과가 산업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급망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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