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④조현문 ‘비리 폭로’…고발 뒤 남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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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④조현문 ‘비리 폭로’…고발 뒤 남은 것은

한스경제 2026-08-05 11: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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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갈등은 퇴사와 비상장 계열사 지분, 민·형사소송과 언론전이 얽힌 장기 분쟁으로 이어졌다. 현재 조현문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관련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스경제는 관련 재판 증언과 대응 문건, 언론 보도 및 취재 내용을 토대로 효성 형제분쟁의 전말을 6회에 걸쳐 추적한다. <편집자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한스경제 그래픽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한스경제 그래픽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줄곧 '효성의 불투명한 경영과 가족의 위법행위'를 문제 삼은 내부고발자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효성을 떠난 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계열사 임직원을 상대로 제기한 각종 의혹도 '효성의 비정상적 지배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문제 제기였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강요미수 사건에서 고발 내용 자체보다 고발이 이뤄진 목적과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조현문이 효성을 떠난 뒤 장부열람 청구와 민사소송, 형사고발, 언론 대응을 이어간 배경에 비상장 계열사 지분 정리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공소 논리다.

반면 조현문 측은 계열사 주주로서 회사 운영을 확인하고 발견한 위법 의혹을 수사기관에 알린 정당한 권리 행사였다고 맞선다. 가족과 회사의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목적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조현문의 고발 이후 수사와 재판이 장기간 이어졌지만 결과는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일부 혐의는 사법처리로 이어졌지만, 상당수 의혹은 기소되지 않거나 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현문의 고발이 어떻게 형제 갈등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현재 재판에서 어떤 의미로 해석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경영 갈등, 계열사 감사로 번지다

검찰은 형제 갈등의 출발점을 2011년 전후 조현문의 효성중공업 퍼포먼스그룹(PG) 경영 과정에서 찾고 있다.

검찰 측 설명에 따르면 조현문 전 부사장은 당시 기존 임원진을 교체하고 외부 컨설팅업체 출신 인사들을 영입했다. 이후 중공업 부문의 실적 악화와 내부 갈등이 겹치면서 그룹 내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조현문이 부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신임하던 임원을 문제 삼은 데 이어 친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관여하던 일부 계열사와 사업을 감사하면서 갈등은 형제 사이를 넘어 부자 관계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중공업 부문의 실적 악화가 조현문 전 부사장의 경영 판단에서 비롯됐는지, 계열사 감사가 조현준 회장의 경영 기반을 흔들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법원의 판단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이는 검찰이 형제 갈등의 배경으로 제시하는 내용이다.

조현문 측의 설명은 다르다. 회사 내부에서 발견한 비정상적인 거래와 운영 문제를 바로잡으려 했지만 오히려 경영에서 배제됐고, 다른 가족과 임직원의 행위에 연루될 위험을 피하기 위해 효성을 떠났다는 입장이다.

회사 내부의 경영 갈등은 이후 계열사를 상대로 한 장부 열람과 민사소송, 형사고발로 옮겨갔다. 조현문은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의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절차를 시작했고, 이후 조현준 회장과 효성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을 대상으로 문제 제기의 범위를 넓혔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연합뉴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연합뉴스 

▲2014년 고발 본격화…수사 장기전으로

조현문은 2014년 7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자신이 주주로 있던 회사들이 다른 계열사에 자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조현준 회장과 효성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을 추가로 고발했다. 이후 고발 범위는 계열사 투자와 주식 거래, 자금 집행 등 그룹 내부의 여러 의사결정으로 확대됐다.

검찰 수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효성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임직원 조사가 진행됐다. 효성 측은 조현문이 정상적인 경영 판단까지 범죄 의혹으로 제기하면서 회사와 임직원들이 상당한 부담을 떠안았다고 주장한다.

조현문 측은 계열사의 주주이자 전직 경영진으로서 의심스러운 거래를 수사기관에 알린 것이라고 반박한다. 자신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오너 일가와 계열사 간 거래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당시 사건을 살펴보면 검찰이 검토한 고발 사안은 수십 건에 달했다. 조현준 회장 측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 조현문이 제기한 의혹 대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수사 결과 조현준 회장은 2018년 일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검찰이 들여다본 모든 의혹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아니다.

▲일부는 인정, 상당수는 불인정

조현문의 고발은 일부에서 '성과'를 냈다. 검찰 수사를 거쳐 조현준 회장의 일부 혐의가 재판에 넘겨졌고, 그 가운데 일부는 법원의 유죄 판단을 받았다.

반면 계열사 투자와 거래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주요 배임 혐의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현문이 민사소송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일부 계열사 투자도 법원은 경영상 판단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는 조현문의 문제 제기를 한쪽 방향으로만 평가하기 어렵게 한다. 일부 의혹이 실제 사법처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고발 전체가 허위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동시에 다수의 의혹이 수사와 재판을 거치며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하다.

효성 측은 조현문이 정상적인 계열사 거래까지 형사문제로 확대했고, 장기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회사와 임직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조현문 측은 일부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된 만큼 효성 내부 문제를 제기할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고 맞선다. 수사 결과 모든 의혹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고발 자체를 부당한 행위로 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과거 고발의 사법적 결과는 조현문이나 효성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온전히 뒷받침하지 않는다. 일부 문제는 확인됐지만 다른 의혹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고발의 진실성과 별개로 고발이 사용된 목적과 방식에 대한 논쟁은 계속 남았다.

효성그룹 사옥 전경. 연합뉴스
효성그룹 사옥 전경. 연합뉴스

▲비리 제기와 지분 문제, 별개였나

현재 강요미수 재판에서 검찰이 따지는 핵심은 조현문이 제기한 모든 의혹이 허위였는지가 아니다. 실제 문제 제기에 일정한 근거가 있었더라도 이를 효성과의 협상 과정에서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는지가 판단 대상이다.

검찰은 조현문이 장부 열람과 민사소송, 형사고발, 언론 대응을 병행하면서 효성 측에 부담을 줬고, 그 과정이 비상장 계열사 지분 정리와 연결돼 있었다고 주장한다.

앞서 재판에서 제시된 내부 문건에는 조현준 회장이 검찰 수사를 의식하게 만들고, 이후 계열사 지분 정리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다뤄졌다. 검찰은 이를 고발과 지분 문제가 하나의 대응 전략 안에서 검토됐다는 정황으로 본다.

조현문 측은 각 법적 절차가 서로 독립된 사안이었다고 반박한다. 계열사 주주로서 경영자료를 확인하고 위법 의혹을 제기한 것과 가족 및 효성과의 경제적 관계를 정리하려 한 것은 별개였다는 주장이다.

실제 위법행위가 일부 확인됐다는 사실과 조현문이 고발을 다른 목적에 활용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일부 혐의가 인정됐다고 해서 모든 고발 방식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지분 정리 목적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된 문제까지 부정할 수도 없다.

조현문은 자신의 행동을 효성 내부의 문제를 밝히고 가족의 위법행위와 결별하기 위한 과정으로 설명한다. 검찰은 그 과정에 개인 지분을 유리하게 정리하려는 목적이 결합됐다고 본다.

효성 형제분쟁에서 ‘내부고발’은 조현문이 내세운 핵심 명분이다. 하지만 현재 재판에서 가려야 할 것은 과거 조현준 회장의 개별 혐의를 다시 평가하는 일이 아니다. 조현문이 사실로 확인된 문제와 인정되지 않은 의혹을 어떤 방식으로 묶어 효성과 가족에게 제시했고 그 과정이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넘어섰는지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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