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환경 규제, 수출 경쟁 기준으로 부상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은 제품의 내구성과 수리성, 재활용성을 평가할 수 있는 한국형 에코디자인 표준 개발에 착수했다. 해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국내 산업 여건을 반영한 평가체계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에코디자인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자원 사용과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방식이다. 제품 수명을 늘리고 부품 교체와 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며, 사용 이후 재활용이 쉽도록 소재와 구조를 고려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관련 기준 마련에 나선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강화가 있다. EU는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기반으로 품목별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섬유·의류를 시작으로 전기·전자제품, 가구, 타이어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환경 기준 충족 여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자리 잡게 됐다. 제품 설계 단계부터 관련 기준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향후 인증과 생산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공통 평가기준과 함께 섬유·의류 분야 세부 기준을 우선 마련한다. 이후 타이어와 가구, 전기·전자제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조업 설계 기준 변화
한국형 에코디자인 평가기준에는 수리 용이성, 재생원료 사용 비율, 재활용 가능성 등 항목이 포함될 전망이다. 친환경 소재 사용 여부뿐 아니라 제품 구조와 부품 구성, 소재 선택 과정까지 평가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제조기업들도 연구개발 단계에서 제품의 환경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제품 설계와 부품 조달, 원료 관리 과정에서 관련 기준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협력업체까지 재생원료 사용 여부와 제품 정보 관리 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생산 과정 전반에서 환경 정보를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표준 개발을 바탕으로 품목별 평가기준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의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환경 규제에 대응하려면 제품 개발 단계부터 관련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며 "국내 기준이 마련되면 기업들이 체계적으로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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