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을 물량이 없다?…채권시장 '큰손' 하이닉스, 단기시장 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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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물량이 없다?…채권시장 '큰손' 하이닉스, 단기시장 향하나

연합뉴스 2026-08-05 11:33: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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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부담에 기업들 채권발행 줄이고 단기 조달로 전환

국고채 투자는 검토 단계…하이닉스 단기물로 회귀 가능성

AA- 회사채 3년물·기업어음(CP) 3개월물 금리 추이(연율 환산) AA- 회사채 3년물·기업어음(CP) 3개월물 금리 추이(연율 환산)

[출처: 금융투자협회,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반도체 머니'를 바탕으로 채권 발행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던 SK하이닉스[000660]가 담을 크레디트 채권 물량이 줄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발행 물량이 감소한 데다, 고금리 부담에 발행사들이 만기가 더 짧은 단기자금 조달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5일 채권시장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줄이는 대신 금리가 더 낮은 단기 대출이나 기업어음(CP)을 활용하는 추세다. 실제 이달 예정된 일반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한 건도 없다. 우리금융지주 등 일부 금융사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만 잡혀 있다.

◇ 고금리에 회사채 발행 부담…기업들 조달처 이동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일 발표한 상반기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조달은 전년 동기 대비 22조원(15.2%) 이상 감소했다. 반면, CP와 단기사채(전단채)는 각각 45조원(19%)과 470조원(90.4%) 이상 증가했다.

특히 7월 마지막 주에는 CP 발행이 약 18조원, 만기 상환을 제외한 순발행은 약 6조2천억원으로 주간 기준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기업들이 단기 조달로 옮겨간 이유는 금리 수준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AA- 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전일 4.458% 수준을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 금리와의 신용스프레드(금리 차)는 70bp를 넘어서며 2024년 2월 이후 가장 확대됐다.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기업이 국고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얹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회사채 발행 비용이 커졌다는 의미다.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와 CP 등 3개월 단기금리는 각각 2.93%와 3.15% 수준이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3년물 회사채와 단기 조달 사이에 이자 비용이 1%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단일 수요를 바라보는 발행사들의 태도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크레디트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지난 5~6월에는 발행물을 받아줄 수 있는 수요 주체가 제한적이었다. 당시 하이닉스는 발행사 입장에서 확실한 대형 매수자였다.

그러나 지난달 공사채와 은행채, 회사채 등이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발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발행사로서는 하이닉스와 개별 조건을 조율하기보다 기존처럼 입찰이나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생긴 것이다.

또한, 특정 투자자에게 물량을 몰아주기보다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편이 향후 차환 발행에도 도움이 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수요가 없을 때는 하이닉스에 물량을 몰아줄 수 있었지만, 다른 수요가 있다면 하이닉스에 배정되는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발행사 입장에서도 2~3년 뒤 차환을 생각하면 투자자 기반을 다각화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 국고채는 아직…하이닉스 우선 단기자금으로 갈까

이같은 발행사들의 여건 변화는 SK하이닉스의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확보한 막대한 자금의 운용처로 채권시장을 택했다. 지난 5월 이후 크레디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물량을 사들였으며, 주로 국공채와 은행채, 여전채, 회사채 등 2~3년 만기, AA- 등급 이상의 우량물을 담아왔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담을 만한 조건의 발행물이 줄어들면서, 시장에서는 하이닉스 자금이 다시 머니마켓펀드(MMF) 등 1년 이하 단기물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하이닉스가 국고채 투자를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하이닉스는 국고채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고채 매수는 제도적·기술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당장 시작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고채는 하이닉스에 새로운 운용 영역이라 곧바로 시작하기 어렵다"며 "내부 검토 과정이 필요한 만큼, 우선은 MMF나 신탁, 펀드, 1년 이하 단기채로 자금이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과거 운용 방식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하이닉스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1년 미만 단기물이 주력이었으며, 2~3년물 비중이 커진 것은 6월 이후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들이 발행사에 만기 2년 안팎의 장기 CP 발행을 제안하는 점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금리 부담이 큰 회사채 대신 장기 CP를 활용하면 기업은 조달 비용을 낮추면서 일정 수준의 만기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운용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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