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세계식량계획 "아프간 영양실조, 통제 불가 상태로 치달아"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해부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원조가 급감하면서 올해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의 영양실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존 에일리에프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아프간 국가사무소장은 전날 성명에서 "현재 아프간인 1천40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 영양실조는)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기는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비극적으로 우리가 막아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영양실조로 뒤늦게 의료센터에 긴급 이송되는 어린이 수가 급증했지만, 치료가 늦어 숨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양실조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 가운데 80%는 2살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일리에프 소장은 "영양실조의 가장 치명적인 형태인 '소아 소모성 영양실조'가 현재 전체 주의 3분의 1에서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영양실조 발생률이 전년보다 가장 큰 폭으로 급증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WFP는 올해 급성 영양실조를 앓는 여성과 어린이 7명 가운데 1명 정도에만 식량을 줄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일리에프 소장은 "7명 가운데 6명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려보내고 있다"며 "영양실조에 걸린 아기들의 힘없는 울음소리가 아프간 보건소를 뒤덮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굶주림은 궁극적으로 아프간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이는 국경을 넘어 확산한다며 "불안정한 아프간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FP은 국제사회의 원조 감소로 지난해 아프간에서 보건소 142곳이 문을 닫았고, 1만3천명이 넘는 어린이가 영양실조 치료를 받을 기회를 잃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아프간 어린이 370만명과 임산부 120만명이 급성 영양실조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WFP는 또 올해 초 기준으로 9억달러(약 1조2천800억원)가 필요했지만, 지금까지 1억3천만달러(약 1천800억원)만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6개월 동안 아프간의 심각한 식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5억4천만달러(약 7천700억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은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와 다른 나라의 원조에 의료 시스템을 의존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해외 원조를 대폭 삭감했다.
에일리에프 소장은 "미국을 비롯해 아프간에 자금 지원을 중단한 다른 국가들도 인도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프간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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