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가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해 고시했다. 올해보다 380원, 3.7% 오른 금액이다. 노동계와 소상공인 측은 각각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일 노동부의 최저임금 확정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한 2027년도 월급은 223만6300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월 환산액 215만6880원보다 7만9420원(3.7%) 오른 수준이다. 이는 업종과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조사 기준에 따라 최대 3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기준으로 66만명(3.8%),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기준으로는 297만8000명(13.3%)이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부는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은 결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과 소상공인연합회가 각각 이의를 제기했지만 재심의 요청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노동부 측은 “최저임금법의 규정 취지와 내용,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기된 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도급제 노동자에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안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부결된 점을 문제 삼았다. 해당 안건은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최종 부결됐다.
노동계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하기 어려운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보장함으로써 이들의 노동권을 주장해 왔다. 배달라이더, 대리운전기사 등 건당 수수료나 실적에 따라 보수를 받는 노동자는 현행 최저임금 시스템으로는 적정한 임금 수준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의를 요구했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달 3일 배달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점과 정부 실태조사에서 배달·택배·대리운전 등 6개 직종의 사용종속성이 확인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3.7%의 인상률이 소상공인의 임금 지불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최저임금 재심의와 함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도 요구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현행 최저임금 제도 개편을 위해 행정소송을 포함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동계와 사용자 측 단체가 결정된 최저임금안에 동시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노동자 생계비 등을 고려해 5% 인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봤고 경영계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충격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22년과 올해를 포함해 1988년 최저임금 제도 시행 이후 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한 전례는 없다. 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현장에서 준수되도록 홍보·안내와 사업장 지도·감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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