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재정이 사실상 비상 상황에 놓였다며 ‘경기도 재정 비상’을 공식 선언했다.
추 지사는 20년 만의 대규모 지방채 발행과 각종 기금 소진, 민생예산의 9개월 편성 등을 거론하며 “새로운 공약 사업은커녕 기존 사업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강도 높은 재정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께 반드시 알려야 할 경기도의 현실이 있다”며 “지금 경기도는 이미 진행 중인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민선 8기 재정 운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상당수 필수·민생사업 예산이 12개월이 아닌 9개월 분만 편성됐다”며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치 예산이 없는 ‘미완의 예산’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5년에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채 9천430억원을 발행했고, 이는 발행 한도의 99.6%에 육박한다”며 “이마저 부족해 남북협력기금 등 목적기금 5천588억원을 통합계정을 통해 일반회계로 전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접경지역을 가진 경기도에서 남북협력기금까지 일반 재원으로 끌어다 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상시에 사용해야 할 통합계정을 일반 예산 지출에 활용하면서 기금마저 고갈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지사는 현재 경기도가 약 7천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취득세 감소와 복지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재정 여건은 앞으로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경기도 전체 예산은 41조7천억원이지만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5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취득세 중심의 취약한 세입 구조와 급격한 복지수요 증가로 구조적인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의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약 8조원 수준으로 약 30% 감소했다. 또 경기도의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약 49%에 달하며, 대규모 인구유입과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전체 예산의 60%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 지사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2~3년 뒤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오늘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 정상화를 위한 대책으로 ▲도지사와 고위공직자 업무경비 감액 ▲행사성·낭비성 예산 전면 재검토 및 연구용역·민간위탁 사업 재평가 ▲조직과 공공기관 효율화 ▲취득세 중심 세입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개혁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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