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시민 참여 축제로 더욱 뜻깊은 ‘8야’ 36개 프로그램 손님맞이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8월, 바다와 서핑의 도시 강릉을 찾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국가유산과 무형유산, 공연과 체험, 전통시장이 어우러지는 ‘2026 강릉국가유산야행’이 오는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강릉대도호부관아와 서부시장, 명주동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강릉을 품은 천년의 관아, 강릉대도호부’다.
강릉국가유산야행은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야행사업이 시작된 2016년부터 공모에 선정돼 올해로 11년째, 열네 번째 행사를 맞는다. 강릉대도호부관아가 지닌 역사적 가치와 강릉의 문화유산을 시민과 관광객에게 친숙하게 알리고, 시민이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드는 축제로 꾸며진다.
축제의 중심인 강릉대도호부관아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천년 역사 공간이다. 오랜 세월 영동지방을 관할한 중심 행정 관청으로 국보 임영관 삼문과 보물 칠사당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강릉의 역사와 인물, 행정, 생활문화에 관한 이야기도 이곳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 관계자는 “강릉대도호부관아와 원도심 일원의 문화유산을 다시 조명하고자 한다”며 “유산이 단순히 보존되는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 시민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이번 야행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1000대 드론부터 부임행차까지…강릉 천년 역사의 밤
올해 행사는 야경·야로·야사·야화·야설·야식·야숙·야시 등 ‘8야(夜)’를 중심으로 모두 36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개막일인 14일 오후 7시에는 월화거리에서 대학로를 거쳐 강릉대도호부관아로 이어지는 ‘강릉대도호부사 부임행차 퍼레이드’가 열린다. 새로 부임한 대도호부사를 시민들이 거리에서 맞이하던 모습을 재현한 프로그램이다.
15일 오후 8시 관아마당에서는 강릉 청소년 시민모델 40명이 출연하는 조선시대 의복 패션쇼가 열린다. 청소년 서포터즈도 행사 운영과 콘텐츠에 직접 참여한다. 미래세대가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하고 축제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참여 기반을 넓힌다는 취지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후 9시 30분에는 1000대의 드론이 밤하늘에 강릉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그린다. 임영관 마당과 아문 앞에서는 강릉단오제 관노가면극과 강릉농악, 사천하평답교놀이, 학산오독떼기 등 강릉을 대표하는 무형유산 공연이 펼쳐진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시내 곳곳에 마련된다. 강릉칠사당은 미디어아트를 통해 신비로운 빛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의운루에서는 한복 소품을 활용한 ‘달밤사진관’을 운영한다. 명주동의 ‘옛 함외과 의원’에서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보따리’를 통해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공연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관아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연희극 ‘강릉부사 납시오’가 무대에 오르고,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임당동성당에서는 재즈공연이 펼쳐진다.
◇체험부터 숙박까지…시민과 함께 즐기는 강릉 야행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며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호패 만들기와 전통놀이 △한복입기 체험 △해설가와 동행하는 역사투어 △다양한 국가유산 방문하고 미션 수행하는 스탬프 투어 △초상화그리기 △다도 체험 등 체험형 콘텐츠도 준비됐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공모해 관람객이 강릉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직접 만들고 참여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행사장 밖으로 이어지는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한국은행 강릉본부 화폐전시관은 행사 기간 특별히 개방하며, 코레일 연계 철도 관광 체험단과 강릉 주요 관광지·터미널을 순회하는 버스투어도 운영한다.
오죽한옥마을과 강릉선교장에서는 국가유산 속 숙박체험인 ‘달밤스테이’를 선보인다. 관아 중심의 야간 행사에 철도와 버스, 지역 관광지, 숙박 체험을 연계해 관광객의 강릉 내 이동 편의를 높이고, 보다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강릉국가유산야행의 또 다른 특징은 시민이 관람객에 머무르지 않고 행사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강릉대도호부사 부임행차와 시민버스킹, 저잣거리 플리마켓,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에 시민이 직접 참여한다. 지역 예술인과 무형유산 단체, 청년팀, 상인도 축제 운영에 힘을 보탠다.
이처럼 외부에서 만든 콘텐츠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행사장을 함께 채운다. 문화유산 관련 기관과 지역 예술단체, 상권, 시민단체와 이어온 협력 관계도 축제 운영의 기반이 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강릉문화원은 지난 10년간 매년 사업 결과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다음 행사에 반영하며 축제 기반을 다져왔다. 이 같은 운영을 바탕으로 강릉국가유산야행은 2017년과 2019년, 2021년, 2023년 국가유산청 전국 최우수·우수사업에 선정됐다. 2016년부터 관련 사업을 연속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 행사에는 모두 15만2630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는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 활용 대표 브랜드로 지정됐다.
◇원도심으로 향하는 축제 발걸음…지역 상권에도 활력
올해는 강릉서부시장과 명주동에 이어 대학로 일원을 개막 퍼레이드 구간에 포함했다. 축제 동선을 원도심 상권으로 넓혀 관람객의 이동과 체류를 지역 소비로 유도하려는 취지다.
시는 여름 관광이 낮에는 경포해변과 안목 커피거리에 집중되는 반면, 밤에는 원도심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변 관광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낮에는 바다와 커피거리, 밤에는 관아와 원도심을 찾도록 강릉 관광의 범위와 시간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2018년부터 주요 행사장으로 연계한 강릉서부시장에서는 지역의 맛을 살린 프로그램이 열린다. ‘강릉한잔’에는 지역 청년 양조장 네 곳이 참여해 막걸리와 전통주, 수제맥주를 선보인다. ‘서부주막’은 서부시장 인근 식당가와 연계해 지역 먹거리를 제공한다. 명주동에서는 할머니들의 손맛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명주할머이 가맥’을 운영한다.
이처럼 시의 행사를 지역 상권과 연계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원도심의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5 강릉국가유산야행 효과성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에 따른 직접 경제효과는 약 98억6400만원으로 분석됐고,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유발효과는 각각 약 188억2500만원과 77억9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 주민과 예술인, 청소년, 상인, 무형유산 단체 등이 더욱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시민 자생형 축제 구조를 확립해나갈 계획”이라며 “강릉의 이야기와 예술, 무형유산을 공연과 전시, 미디어아트, 체험 콘텐츠와 결합해 국내외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강릉형 문화유산 콘텐츠로 넓혀가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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