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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더 2026-08-05 09:07: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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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정책 활용법]소상공인에 ‘전자게시대 광고’ 개방, 지역경제 상생모델 정착


고금리·고물가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이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영 부담이 커지면서 홍보에 투입할 여력도 줄어,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갖추고도 이를 알릴 수단이 부족했다. 특히 강남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 등 주요 상권의 민간 디지털 광고비는 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해 영세 소상공인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높은 광고비 탓에 다른 홍보수단을 찾다가 현수막이나 전단지 등을 불법으로 활용해 단속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구는 불법광고물을 법과 원칙에 따라 관리해야 하지만 단속과 과태료 부과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구 관계자 지난 7월 10일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상당수 소상공인은 불법을 원해서가 아니라 저렴하고 접근하기 쉬운 합법적인 광고수단이 부족해 다른 방법을 선택하고 있었다”며 “불법광고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광고기회를 넓혀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는 공공이 보유한 디지털 광고매체를 소상공인에게 개방했다. LED 전자게시대 광고료를 기존보다 80% 낮추고 버스승차대 디지털 광고료도 90% 인하했다. 홍보비 부담을 덜고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불법광고 예방과 도시미관 개선, 탄소배출 저감까지 연결한다는 취지다.

◇교통 핵심 거점 7곳…하루 1000원에 180회 노출
구는 강남역과 교대역, 사당역, 이수역, 양재역, 고속버스터미널, 양재트럭터미널 등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많은 주요 거점 7곳에서 LED 전자게시대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게시대는 최대 15초 분량의 이미지 광고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표출한다. 관내 소상공인은 기존 10일 5만원이던 광고료를 80% 낮춘 10일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하루 약 1000원인 셈이다. 광고는 하루 18시간 동안 약 180회 반복 표출돼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지원 대상은 서초구에 사업장을 둔 ‘소상공인기본법’상 소상공인이다. 소상공인 확인서를 제출한 뒤 서초구청 홈페이지나 위탁 운영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하루 약 1000원으로 디지털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전자게시대는 자체 발광 방식으로 낮과 밤 모두 시인성이 높아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광고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구는 지난해 7개 전자게시대의 LED 패널을 최신 장비로 교체해 주·야간 모두 선명한 화질과 높은 시인성을 확보했다.
전자게시대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구축됐다. 민간 운영사가 시설을 유지·관리하고 구는 행정재산 사용료를 받는 구조다. 별도의 구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전문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구축된 디지털 인프라를 소상공인 지원에 활용한다.

◇사업 범위 넓히고 콘텐츠 제작 돕는 디자인 업체도 연계
구는 사업 범위를 버스승차대 디지털 광고로도 확대했다. 대상은 예술의전당과 강남역, 신논현역, 논현역,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등 주요 정류소 7곳에 설치된 14기 광고판이다. 광고판은 하루 23시간 운영되며 최대 15초 분량의 이미지 광고가 하루 138회 이상 반복 노출된다. 관내 소상공인은 90% 저렴하게 10일에 3만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자게시대는 높은 위치에서 차량과 보행자에게 넓은 범위의 홍보 효과를 제공하는 반면, 버스승차대 광고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대기 승객에게 자연스럽게 반복 노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구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는 광고료 못지않게 콘텐츠 제작도 소상공인에게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업에 바쁜 소상공인들이 광고 이미지를 직접 제작하거나 적합한 디자인 업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구는 버스승차대 광고에 디자인 전문업체 연계 지원을 도입했으며, 전자게시대에도 같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처음에는 광고료가 가장 큰 부담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광고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광고료 지원과 함께 디자인·콘텐츠 제작 지원이 이뤄질 때 정책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2008년 현수막 지정게시대를 철거하고 전국 최초로 LED 전자게시대를 도입했다. 기존 천 현수막은 시간이 지나면 훼손되거나 처지고, 강풍에 흔들리면서 도시경관과 안전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었다. 반면 전자게시대는 별도의 현수막 제작과 폐기 없이 광고를 교체할 수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 18년간 전자게시대 운영을 통해 현수막 약 9만장 제작을 대체했다. 약 45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셈이다. 이는 약 9만 그루의 소나무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구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단순히 광고료를 할인해주는 사업이 아니라 공공 디지털 자산을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용하는 새로운 행정 모델”이라며 “소상공인은 광고비 부담을 줄이고 주민은 깨끗한 도시경관을 누리며 행정은 불법광고와 탄소배출을 줄이는 융합형 정책”이라고 말했다.

◇홍보 확대·절차 개선해 소상공인 이용문턱 낮출 것
광고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관련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구 관계자는 “더 많은 소상공인이 사업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 소식지와 홈페이지, 통·반장 회의자료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겠다”며 “소상공인 유관기관과의 협력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전자게시대를 추가로 설치하기보다는 기존 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신청부터 광고 디자인 제작까지 이용 절차를 간소화해 소상공인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행정 방식도 사후 단속 중심에서 예방과 지원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불법광고물은 법과 원칙에 따라 관리하는 한편, 소상공인이 합법적인 광고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 같은 구의 노력은 우수정책 수상으로 이어졌다.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가 주관한 ‘2026년 우수 행정 및 정책사례 선발대회’에서 기초자치단체 구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공공 디지털 자산을 민생경제 회복에 활용하고, 민간투자 방식으로 구축한 인프라를 소상공인에게 환원한 점이 주요 성과로 꼽혔다.

구 관계자는 “공공이 보유한 자산은 구민과 소상공인의 삶에 도움이 될 때 가장 큰 가치를 갖는다”며 “광고료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디자인 제작 지원과 홍보를 강화해 더 많은 소상공인이 공공 디지털 광고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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