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환율 공조 후폭풍] '공포의 엔캐리' 다시 오나…금융시장·수출 영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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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환율 공조 후폭풍] '공포의 엔캐리' 다시 오나…금융시장·수출 영향 '촉각'

아주경제 2026-08-05 08:15: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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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사진=챗GPT]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시장의 관심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규모 청산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국내 증시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주력 수출업종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되지만, 업종별 영향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고 전환에 커지는 엔캐리 우려
4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57엔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163엔을 웃돌았던 엔·달러 환율은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엔화 강세로 돌아서며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초저금리인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미국 주식과 국채, 신흥국 자산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일본의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기반으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대표적인 글로벌 투자 방식으로 꼽힌다.

문제는 엔화 가치가 빠르게 오를 때다. 투자자들은 빌린 엔화를 상환하기 위해 해외 자산을 매도하고 달러를 엔화로 환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 신흥국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엔캐리 청산이 발생하며 글로벌 자금 이탈이 확대됐다. 엔캐리 규모가 수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청산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엔캐리 자금이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도 일부 유입된 만큼 청산이 본격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코스피 변동성 확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실제 급격한 엔고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2024년 8월 5일 닛케이225지수는 하루 만에 12.4% 폭락했다. 같은 날 코스피도 8.8%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장중 하락률이 10.8%까지 확대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미국 나스닥지수 역시 장중 6% 안팎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다만 이번에는 대규모 엔캐리 청산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엔캐리 규모가 과거보다 축소된 데다 시장 참가자들이 엔화 강세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에서 엔캐리 자금이 청산돼 일본으로 이동하면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 유입된 엔캐리 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 국내 환율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지형도 바뀔까…업종별 영향 제각각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희비도 업종별로 갈릴 전망이다.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산업은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반면, 일본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원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종은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현대차·기아 등 국내 업체들의 상대적인 경쟁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 산업은 엔고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글로벌 수요와 업황이 실적을 좌우하는 만큼 환율 변화의 영향은 과거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엔고가 한국 수출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던 과거의 공식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산 소부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엔고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이후 공급망 다변화가 이뤄졌지만 일부 첨단 장비와 핵심 소재는 여전히 일본 의존도가 높아 엔화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엔캐리 청산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 수출에는 일부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은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경기 회복이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만큼 환율 변화만으로 수출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미 직접투자와 현지 생산 확대는 오히려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며 "엔화 강세가 이어지더라도 원화가 함께 강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수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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