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하가 맞물리면서 면세업계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행 수요와 면세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환율은 여전히 1,400원대를 유지하는 고환율 국면인 데다 국제유가 변동성도 남아 있어 업계는 하반기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환율 하락·유류할증료 인하 호재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하락을 기록했다. 7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4원으로 한 달 전보다 125원 넘게 떨어졌으며, 원화 절상률은 8.81%를 기록해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달러 수급이 개선되면서 환율 부담도 이전보다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해외여행 비용을 좌우하는 항공 운임 부담도 낮아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이 반영되면서 8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14단계가 적용된다. 지난달보다 5단계 낮아진 수준이다.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격도 배럴당 142.09달러에서 119.06달러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노선별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낮췄다. 대한항공의 경우 장거리 노선은 왕복 기준 최대 17만원가량 비용이 줄어들면서 해외여행 수요 확대와 면세점 이용객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여전히 고환율에 대비한 가격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은 지난달 국내 브랜드 제품에 적용하는 기준환율을 기존 1,450원에서 1,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준환율은 면세점이 원화로 매입한 국내 브랜드 상품을 달러 가격으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내부 기준이다. 기준환율이 높아질수록 달러 표시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구조여서 외국인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번 조치로 국내 브랜드 제품은 약 3%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보게 됐다. 환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400원대를 유지하는 만큼 고환율에 따른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 국내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해외 명품 브랜드는 본사의 글로벌 가격 정책에 따라 판매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기준환율 조정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면세업계는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환율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1,4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역시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다시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 고환율·유가 변수는 여전
업계는 환율 안정과 유류할증료 인하가 여행 심리 회복과 면세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대외 변수는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항공유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재인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율 안정세가 이어질지와 국제유가 향방이 하반기 면세업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조정이 없는 한 현재 기준환율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환율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지난달과 비교하면 환율 부담은 다소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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