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엔화 美·아시아 전체에 중요"…엔화 부양 지속 시사
"일본과 긴밀하게 접촉 중…日 지원 위한 어떤 일이든 할 것"
"日 강력한 성장 보게 될 것…日·韓은 기술 부문 가장 강력한 두 나라"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엔화 부양에 따른 연쇄적인 기대 효과를 언급하면서 한국 원화가 과도한 변동성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CNBC 방송에 출연, "엔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인다면 다른 통화들도 그 뒤를 따라갈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 많은 사람은 중국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의 이런 언급은 엔화 약세가 한국 원화를 비롯해 아시아 통화 가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과 일본 통화 당국은 최근 미국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려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엔화 가치가 급등하던 시점에 원화 가치 역시 함께 올랐고 시장에서는 한국 당국 역시 외환 시장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바 있어 베선트 장관의 이날 원화 관련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베선트 장관은 "경제사학자적 내 관점에서 보면 1990년대 후반, 1997년과 1998년 아시아 금융 위기는, 내 생각엔 지나치게 약세였던 엔화가 부분적 원인이었다고 본다"며 "따라서 안정적 엔화 가치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체에 중요하다고 본다"라고도 했다.
그는 엔화 개입과 관련, "무역 흐름과 경제 규모, 세계 저축시장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할 때 엔화의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며 "일본 정부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우리는 일본 정부가 정책을 시행하고 이 지역 안정을 도모하는데 함께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이 자국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 외국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와 관련해선 "주식회사 일본(Japan Inc.·일본의 관민 비즈니스 모델)은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상당한 해외 자산을 축적해왔으며 이런 흐름이 멈출 이유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엔화 수준이 다른 문제를 야기하거나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촉발할 수 있는데 이는 건전하지 않다"며 엔화 개입 이유를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가 끝났거나 적어도 한 단계가 끝났으며, 이제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는 강력한 성장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금 상승세가 탄탄하고 경제는 상당히 건실하다. 일본의 기술 부문은 미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매우 강하다"며 "일본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특히 엔화 부양을 위한 추가 개입 여부에 대해선 "도쿄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경제와 미국 납세자에게 도움이 되고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그들(일본)을 지원하기 위한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31일 캠프 데이비드 내각회의에서 엔화 개입과 관련한 메모지를 자신의 앞에 올려놓았고, 이 메모지 내용이 사진 기자들에게 찍힌 바 있다.
메모지에는 밑줄이 그어진 "할 일"(To Do)이라는 문구가 있었고 그 아래에 "일본 엔(JPY) 50억∼100억 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베선트 장관은 "내 어깨 너머로 지켜보는 모든 기자에게 엔화의 기호인 'JPY'를 확실히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할 일 목록'을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나머지는 '이란 최고지도자와 점심 먹기', '푸틴과 테니스 치기' 같은 거였다. 근데 그냥 '일본 엔화 50억∼100억 달러 매수'까지만 적기로 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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