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텔레그램 CSAM 콘텐츠로 앱스토어 퇴출…40분 만에 복귀시켰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애플이 월요일 밤(현지시각) 텔레그램(Telegram)을 앱스토어에서 갑자기 퇴출시켰다가 약 40분 만에 복귀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애플은 아동성착취물(CSAM, Child Sexual Abuse Material) 관련 콘텐츠가 발견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텔레그램이 곧바로 문제 계정을 정지하고 콘텐츠를 삭제해 앱이 복원됐다고 애플이 확인했다. 텔레그램은 애플의 조치가 이용자 10억 명의 정상적인 소통을 막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사태는 애플과 텔레그램 사이에 반복되는 앱스토어 퇴출 갈등의 최신 사례로 꼽힌다.
40분 만에 벌어진 초유의 퇴출 사태
맥루머스(MacRumors)에 따르면 텔레그램이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다는 신고는 월요일 밤 9시30분(현지시각, 한국시간 화요일 오전 10시30분)쯍 시작됐다.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을 검색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직접 링크에 접속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음” 오류가 떴다. 다만 이미 앱을 설치한 기존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 있었고 신규 다운로드만 막힌 상태였다. 텔레그램은 맥용 앱스토어(Mac App Store)에서는 한 번도 사라지지 않았고 구글플레이에서도 서비스가 정상 유지됐다.
약 40분 뒤인 밤 10시10분(현지시각, 한국시간 오전 11시10분) 무렵 앱이 다시 검색 결과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애플은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보낸 성명과 블룸버그(Bloomberg) 마크 거먼(Mark Gurman) 기자에게 전달한 성명에서 “검토 결과 아동성착취물을 금지하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발견해 텔레그램을 앱스토어에서 일시적으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사가 신속하게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고 게시자를 차단한 뒤 앱을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Android Authority)는 텔레그램이 로이터(Reuters)에 “텔레그램이 앱스토어에 복원됐고 곧 모든 이용자에게 다시 제공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지만 정작 자사 기사를 작성하던 시점까지도 직접 링크 접속 시 오류 화면이 떴다며 복원 작업이 지역별로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짚었다.
텔레그램 “10억 명 이용자 소통 막았다” 강력 반발 / AI 생성 이미지
텔레그램 “10억 명 이용자 소통 막았다” 강력 반발
텔레그램은 애플의 조치 규모가 과도했다고 반발했다. 텔레그램은 애플 공식 계정에 “이런 기준이 앞으로 스토어 내 다른 모든 앱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거겠죠?”라는 글을 올리며 자사 안전 개요 페이지(Safety Overview) 링크를 함께 걸었다. 이 페이지에는 텔레그램이 정책을 위반한 그룹과 채널을 매일 수만 개씩 차단하고 콘텐츠 수백만 건을 삭제한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이후 텔레그램 공식 계정은 “내 죽음에 대한 소문은 상당히 과장됐다”는 문구와 사과 이모지를 올리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더 버지에 따르면 텔레그램 대변인 레미 본(Remi Vaughn)은 “애플이 단 한 명의 이용자가 저지른 행동을 이유로 10억 명에 달하는 정당한 소통을 방해한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본 대변인은 텔레그램이 2026년 한 해 동안 CSAM 관련 그룹과 채널 33만7900여 개를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나인투파이브맥에 전달된 별도 입장에서 텔레그램은 “애플이 신고한 이용자 한 명이 CSAM을 공유했고 즉시 차단됐다”고 설명했다. 맥루머스는 텔레그램이 이 33만7900여 건 외에도 2025년에는 전미 실종학대아동센터(National Center for Missing & Exploited Children) 등의 신고를 받아 2만9640건을 추가로 삭제했다고 전했다.
2018년에도 벌어진 악연…중국·브라질서도 퇴출 전례
애플과 텔레그램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인투파이브맥과 맥루머스는 2018년 2월 애플이 “부적절한 콘텐츠”를 이유로 텔레그램과 자매 앱인 텔레그램 X(Telegram X)를 앱스토어에서 일시 제거했던 사례를 짚었다. 당시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Pavel Durov)는 애플이 해당 콘텐츠 존재를 알려왔다고 말했고 텔레그램은 추가 안전장치를 도입한 뒤 앱을 복원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텔레그램은 여러 나라에서 퇴출·차단을 겪었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2023년에는 학교 폭력을 조장하는 그룹에 대한 정보를 당국에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라질에서 일시 차단된 바 있다. 2024년에는 중국 인터넷 규제당국의 명령에 따라 왓츠앱(WhatsApp)·스레드(Threads)·시그널(Signal)과 함께 중국 앱스토어에서 제거됐고 이 조치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앱스토어에 경쟁이 필요하다”…업계에서도 비판 목소리
이번 퇴출 사태는 앱스토어 독점 구조에 대한 논쟁으로도 이어졌다. 맥루머스에 따르면 애플과 자체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는 에픽게임즈(Epic Games) CEO 팀 스위니(Tim Sweeney)는 X에 “애플의 앱스토어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는 “애플이 10억 명이 쓰는 필수적인 소통·프라이버시 도구를 제멋대로 이용 불가 상태로 만들었고 이는 안타깝게도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덧붙였다.
스위니는 애플이 적용한 기준의 일관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애플이 “이것이 앱 퇴출 기준이라면 아이메시지(iMessage)를 포함해 어떤 대규모 커뮤니케이션 앱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더 버지의 추가 질의에 즉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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