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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관 영업사원 샤오캉(이강생 분)이 우연히 열쇠를 발견하고 매물로 나온 빈집에 들어간다.
목욕 후 조금 전 편의점에서 산 큰 페트병에 들은 술을 다 마시더니,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맥가이버칼로 손목을 긋는다.
한편, 그 시각 부동산 중개인 린(양귀매 분)이 거리에서 한 남자(진소영 분)를 눈여겨본다.
그러더니 결국 둘이 샤오캉과 같은 집에 들어와 말 한마디 없이 바로 애정행각을 한다.
린의 신음에 샤오캉이 몰래 두 사람의 방 앞에서 엿듣는다.
날이 밝자 린이 거리 곳곳에 급매로 나온 집 광고판을 설치하며 돌아다닌다. 그리고 이윽고 영화 시작 25분 만에 대사가 나온다.
린이 집을 팔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전화를 돌린다. 하지만, 집 팔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다행히 2명의 남자가 167평이나 되는 저택을 둘러보러 오지만, 팔지는 못한다.
다음날도 다른 집을 구경 오는 손님은 있는데, 또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편, 결국 극단적 시도를 실패한 샤오캉은 혼자 수박에 키스를 하더니, 칼로 구멍을 내 볼링공처럼 만들어 벽에 던진다.
그때 다른 방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놀라서 도망간다.
1994년 작 <애정만세>가 이달 재개봉한다. 개봉 30주년을 기념해 대만정부의 지원으로 4K 리마스터링해 감독의 감수를 거쳐 국내에선 이번에 재개봉하게 됐다.
영화 <비정성시>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과 함께 대만 뉴웨이브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영화다.
영화는 부동산 열풍이 분 1990년대 타이베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집이 넘쳐나지만, 누구의 집도 아닌 곳에서 린, 샤오캉, 아룽 세 사람이 사랑하고, 숨고, 잠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모습은 김꽃비 주연의 영화 <거짓말>과 닮은 듯하면서 다른 결을 지녔다.
<거짓말> 속 아영(김꽃비 분)은 잘 차려입은 채 비싼 아파트를 살 것처럼 둘러보면서 집 비밀번호를 외웠다가 그날 밤 아무도 없을 때 빈집에 들어와 마치 자기 집인 양 즐긴다.
아영의 그런 모습은 자기조차 자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설정으로 설명된다.
반면, 이 영화 속 린, 샤오캉, 아룽은 2시간의 상영시간 동안 100단어나 될까 싶을 정도로 대사를 아끼면서 현대인의 고독으로 그들의 행동을 설명한다.
부동산 붐이지만 집 한 채를 제대로 팔지 못하는 부동산 중개인 린과 늘 망자(亡者)의 집을 파는 샤오캉 그리고 친구에겐 무역업체 대표라고 말하면서 길거리에서 옷을 파는 아룽은 아마도 각자 고독함을 느낄 것이다.
특히 세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이기에 이들은 더더욱 뭐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이 고독해 생을 마감하려 하거나, 거리에서 만난 남자와 원나잇을 즐기고, 원나잇한 여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마음은 주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거짓말>과 비슷한 설정 같으면서도 확연히 다른 점이다.
여기에 더해 영화 후반부에 이윤우 주연의 <언더 유어 베드>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장면을 통해 샤오캉의 고독이 더 두드러진다.
1994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애정만세>는 오는 12일 재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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