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슈] 8·3 세제개편...종부세 예외조항을 향한 정밀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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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8·3 세제개편...종부세 예외조항을 향한 정밀타격

폴리뉴스 2026-08-04 18:50:17 신고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2026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2026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년 8월 3일, 대한민국의 부동산 세제는 스무 해 만에 다시 백지 위에 놓였다.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세제만큼 정치와 민심, 학문과 이념이 한꺼번에 뒤엉킨 전선은 없었다.

2005년 참여정부가 던진 종합부동산세라는 화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세율 인하와 기준 완화를 거치며 무뎌졌고,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날을 세웠다가, 윤석열 정부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로 또 한 번 실효세율이 무너졌다. 20년 동안 국회는 종부세법을 열 차례 넘게 뜯어고쳤고, 헌법재판소는 2008년 세대별 합산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 반복 위에서 시장은 학습을 거듭했다.

이날 재정경제부가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통해 의결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그 학습된 시장을 향한 응답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수술한, 2005년 종부세법 제정 이후 가장 광범위한 재설계다. 정부가 밝힌 세수 효과는 3조4000억원 증세다.

8.3 개편안의 세 축

이번 개편의 심장부는 과세 기준의 교체다. 정부는 1주택·2주택·3주택 이상으로 세율을 갈라놓던 기존 체계를 폐기하고, 주택가액 기준의 단일 세율표를 2028년부터 전면 적용한다. '몇 채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짜리를 가졌느냐'가 세금을 정한다.

숫자로 보면 이렇다. 과세표준 6억원(실거주 1주택 기준 시가 약 32억원)까지는 세율에 손을 대지 않았다. 6억~12억원 구간은 1.0%에서 2027년 1.3%로 오른다. 12억~25억원 구간은 2027년 1.5%, 2028년 2.0%로 두 계단 상향되고, 25억~50억원은 최대 3.0%, 50억~94억원은 최대 4.0%, 94억원 초과 구간은 최대 5.0%까지 치솟는다. 2028년이면 0.5%에서 5.0%에 이르는 단일 세율표가 완성된다.

여기서 두 개의 문턱을 구분해야 한다. 하나는 세금이 늘기 시작하는 지점이고, 다른 하나는 고율 구간에 진입하는 지점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시가 30억원 이하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며, 지난해 대비 종부세가 역전되는 분기점은 시가 34억원선이다. 반면 과세표준 12억원을 넘어 2.0% 세율을 마주하는 구간은 기본공제 14억원, 공정시장가액비율 70%,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를 적용할 때 시가 45억원선부터다. 강남권 초고가 주택을 한 채만 갖고 실거주하더라도 2028년에는 2%대 세율권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똘똘한 한 채'라는 회피 경로를 정면으로 겨눈 설계다. 다만 그 문턱 아래 구간에는 여전히 여백이 남아 있어, 회피 경로가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축은 실거주와 비거주의 극단적 분리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소유가 아니라 거주가 판정의 기준이 된다. 다주택자에게는 '4억원+거주주택 가액 비중'을 반영한 별도 산식이 적용된다. 같은 시가 30억원 아파트라도 실제 사는 사람과 세를 준 사람의 세금이 서너 배까지 벌어진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복원된다. 1세대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밖 1·2주택자는 2027년부터 현행 60% 대신 70%가 적용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는 2027년 70%, 2028년 이후 80%다. 다만 조정대상지역에 집을 가진 1세대 1주택자는 70%에 머문다. 세부담 상한도 직전연도 보유세의 150%에서 200%로 높아진다.

세 번째 축이 역설의 지점이다. 종부세는 조이면서, 양도세는 풀었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을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낮춘 것이다. 현재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되지만, 2027년에는 각각 5%포인트와 10%포인트로, 2028년에는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된다. 2주택자 최고세율은 65%에서 50%로 내려간다. 그리고 2029년, 원래 자리로 복원된다. 정부가 명시적으로 그은 '매도 데드라인'이다.

석 달의 아이러니… 5월 10일과 8월 3일 사이

정부는 불과 석 달 전인 2026년 5월 10일, 2022년부터 네 해 동안 이어져 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했다.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를 압박하겠다는 신호였다. 그리고 석 달 뒤, 정부가 그 중과세율을 다시 끌어내렸다.

재정경제부는 이를 정책 환경의 변화로 설명한다. 5월 시점에는 보유세 인상 폭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제 보유세 정상화 방침이 정해졌으므로 다주택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는 논리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보유세가 정상화되는 만큼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통령 스스로가 그 반대편에 못을 박아둔 적이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정책은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데, 이건 4년 유예가 아니라 1년씩 세 차례 연장해 온 것"이라며 반복 유예에 선을 그었다. 나아가 "언젠가는 거래를 위해 또 양도세 중과를 풀어줄 것이라고 믿지 않느냐.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까지 강조했다. 봉쇄하겠다던 그 가능성을, 여섯 달 뒤 정부가 스스로 열었다.

여기에 소급 조항이 붙는다. 5월 10일 이후 이미 중과세율로 양도세를 납부한 사람도 완화된 세율을 적용받는다. 정부 정책을 믿고 먼저 움직인 매도자를 구제하는 장치다. 그러나 같은 조항은 반대편의 신호도 함께 발신한다. 기다린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 제도로 확인된 것이다.

논란이 번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사실과 다르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5월 10일 이전 처분자는 중과를 적용받지 않았지만 이후 처분자는 최소 5~10%포인트를 추가 부담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완전한 중과 폐지가 아닌 처분 시기에 따른 차등 중과 방식"이라며 "중과를 다 폐지해 주는 것이 아니라 1~2년에 걸쳐 퇴로를 열어주되 차등해서 중과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리 자체는 정연하다. 문제는 시장이 논리보다 패턴을 먼저 계산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보유세와 거래세의 두 문을 동시에 잠갔다. 그 결과가 '매물 잠김'이었다. 팔면 손해이므로 아무도 팔지 않았고, 공급은 마르고 가격은 올랐다. 8·3 개편안이 양도세 퇴로를 연 것은 바로 그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처방이다. 그러나 석 달 만에 뒤집힌 결정은, 이번 개편안이 감수해야 할 급소다. 세금의 방향이 3개월 단위로도 변경될 수 있음을 시장이 목격했다는 사실은, 정부가 어떤 논거를 붙이든 지워지지 않는 관찰 데이터로 남는다.

세 정부의 그림자로  반면교사 삼은 8.3 세제개편

참여정부는 종부세라는 무기를 만들었지만, 그 무기는 정치적 프레임 앞에 먼저 무너졌다. 훗날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김수현조차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자인했다. 2005년 도입 당시 종부세는 개인별 합산에 과세기준 9억원이었고, 2006년부터 세대별 합산과 6억원 기준, 최고세율 3%로 강화됐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그 기간 강남 아파트값은 8억원가량 폭등했지만 종부세는 25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늘어난 데 그쳤다. 다만 이 수치는 세율이 낮아서가 아니라, 제도가 도입 초기였고 곧이어 이명박 정부에서 세율 인하와 과세 기준 상향이 이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금폭탄'이라는 정치 언어는 요란했으나 실제 세부담은 미미했고, 그 균열 사이로 반(反)종부세 정서가 자라났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더 치명적이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수요 억제 규제를 밀어붙였음에도 서울 집값은 오히려 폭등했고, 2020~2021년엔 '패닉바잉'이 몰아쳤다. 임민영·이용숙(2024)의 논문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인과 메커니즘: 비판적 실재론 관점의 정책평가 사례연구」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를 아래와 같이 해부했다.

"핀셋 규제지역 선정, 미온적인 보유세 강화, 모순된 다주택자 규제, 부분적 대출 규제, 미약한 공급 대책은 주택 금융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다주택자와 실수요자의 정책 회피를 초래하여 반복적인 실패로 이어졌다."

핵심 단어는 둘이다. '미온적'과 '모순된'. 종부세는 올렸지만 실효세율은 낮았고, 양도세 중과로 매물은 잠겼다. 시장은 그 모순의 틈으로 빠져나갔다.

윤석열 정부는 정확히 반대편으로 갔다. 2021년 95%까지 올라가 있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이듬해 60%로 끌어내렸고, 종부세는 사실상 반신불수가 됐다. 그 3년 사이 강남을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 쏠림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이번 개편안이 초고가 1주택에 화력을 집중한 것은 이 후유증을 정조준한 것이다.

세 정부의 실패는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뿌리는 하나로 모인다. 정부의 대응 속도가 시장을 따라잡지 못했고, 정책이 경제 논리보다 정치 일정에 종속됐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와 완화의 리듬을 학습해 버티기와 선점을 반복했다. 장기 구조 개혁 대신 단기 가격 안정에 집착한 냉·온탕의 진자운동, 취득세라는 거래 잠금장치와 DSR·전세대출이라는 금융 레버리지, 그리고 전세제도라는 한국 특유의 사금융 구조가 그 위에 얹혔다.

종부세를 갉아먹은 세 개의 구멍

그렇다면 왜 20년 동안 종부세는 늘 '세금폭탄'으로 불리면서도 실제로는 폭탄이 아니었는가. 답은 세율이 아니라 예외 조항과 제도적 우회로에 있었다.

하나, 부부 공동명의라는 우회로. 종부세는 인별로 계산된다. 이는 2008년 헌법재판소가 세대별 합산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강제된 헌법적 귀결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부부가 공동명의로 나눠 가지면 기본공제가 각자에게 적용돼 세부담이 크게 줄었다. 헌법이 만든 원칙과, 시장이 그것을 절세 수단으로 활용해온 궤적이 20년간 겹쳐 있었다.

둘, 1세대 1주택 세액공제. 오래 살고 나이 든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다. 취지는 정당하다. 그러나 감면율이 최대 80%에 달해, 고가주택을 오래 보유한 고령 은퇴자의 세금은 원래의 5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금액 상한 없이 감면율만 존재하는 구조 자체가 고가주택일수록 절세 폭을 키웠다.

셋,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 10억원 주택이라도 그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과세표준에 편입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시가에 먼저 곱해지고, 그 위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다시 곱해지는 이중 축소 구조다. 윤석열 정부가 이 비율을 60%로 낮췄을 때, 과세표준은 시가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정치권은 "종부세를 올렸다"고 자랑했고 야당은 "세금폭탄"이라 반격했지만, 시장이 실제로 체감한 세금은 그 사이 어디쯤에서 증발하고 있었다. 이것이 한국의 보유세가 20년 동안 '있으나 마나'였던 진짜 이유다.

8·3이 겨눈 것… 예외조항을 향한 세겹의 처방

앞서 살펴본 세 개의 구멍이 있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 세액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이번 개편안은 이 세 갈래 우회로를 정확히 조준한다. 다만 부부 공동명의는 헌법재판소가 정해준 원칙이라 손댈 수 없다. 대신 나머지 두 조항에 세율 체계까지 얹어, 세 겹의 처방을 겹쳐 놓았다.

첫째, 과세 몸집을 되돌린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집값의 몇 퍼센트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길 것인가'를 정하는 비율이다. 이 숫자가 낮을수록 세금 매기는 몸집 자체가 작아진다.

문재인 정부 시기 95%까지 올라 있던 이 비율을, 윤석열 정부가 60%로 뚝 떨어뜨렸다. 세율은 그대로 둔 채 과세 기준만 조용히 줄여, 실제 내는 세금을 크게 낮춘 셈이다. 8·3 개편안은 이걸 되돌린다. 2027년 70%, 2028년에는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에 한해 80%까지 복원한다. 과거 최고치에는 못 미치지만, 그동안 축소돼 있던 과세 몸집의 상당 부분이 되살아난다.

둘째, 세액공제에 처음으로 천장을 씌운다

한 집에 오래 산 고령자에게는 종부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주는 제도가 있다. 취지는 정당하다. 오래 살고 은퇴한 분들의 부담을 덜자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이 감면에 금액 한도가 없었다는 점이다.

고가주택을 20년 보유한 고령자라면, 원래 낼 종부세의 5분의 1만 내면 됐다. 집값이 비쌀수록 깎이는 절대 금액도 함께 커지는 구조였던 것이다. 20년 동안 종부세의 알맹이를 가장 조용히 도려내온 조항이 바로 이것이다.

이번 개편은 여기에 처음으로 천장을 씌운다. 2027년 800만원, 2028년부터는 600만원이다. 감면 금액 자체에 상한선을 그은 것이다. 기준도 바뀐다. 보유기간 공제가 거주기간 공제로 전환돼, 2027년에는 기존 보유공제의 절반과 거주공제 중 유리한 쪽을 적용하고 2028년부터는 거주공제만 남는다. 양도세 쪽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얼마나 오래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기준이다. 명의만 갖고 있어선 안 되고, 실제로 그 집에 살아야 한다.

셋째, '몇 채냐'를 '얼마짜리냐'로 바꾼다

지금까지 종부세는 1주택·2주택·3주택 이상으로 나눠 세율을 달리 매겼다. 그러다 보니 다주택자들은 여러 채를 배우자·자녀 명의로 쪼개거나, 아예 지방 집들을 정리하고 강남 초고가 한 채로 몰아넣는 방식으로 세금을 피해왔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다.

새 세율표는 이 계산법을 뒤엎는다. 몇 채를 가졌든 상관없이, 보유한 주택의 총 가액이 얼마냐에 따라 세율이 정해진다. 명의를 쪼개거나 한 채로 몰아넣거나,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진다. 초고가 1주택은 더 이상 다주택 과세를 피해 가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동시에 완충장치도 깔렸다. 세부담 상한이 200%로 조정되고, 납부유예 소득요건이 완화된다. 10년 이상 거주한 65세 이상 1주택자로 보유세가 소득의 10% 이상인 경우에는 소득요건 자체를 적용하지 않는 특례가 신설된다.

세 가지는 우연의 조합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종부세를 야금야금 갉아먹어온 예외 조항의 좌표를 그대로 따라간 설계다.

[폴리뉴스 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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