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선거를 둘러싸고 권역별 합동연설회 이전에 투표가 마감되는 현행 '경선 투표방식' 개선 여부를 놓고 최고위원 후보들 간 공방이 벌어졌다.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은 미투표 당원에게 추가 투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후보는 전당대회 도중 룰 변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명 김용 "깜깜이 투표, 미투표 당원위해 기회부여" 박선원·서미화·임미애 동의
김용·박선원·서미화 후보는 4일 일제히 현행 전당대회 투표 방식을 '깜깜이 투표'라고 지적하며 당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논란은 김용 후보가 먼저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김 후보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깜깜이 투표, 투표 마치고 합동연설회"라며 "미투표 당원들을 위한 기회 부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선원 후보도 동의하며 "마지막 날 카카오톡 같은 방법으로 미투표자들에게 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마지막 날 투표를 미투표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서미화 후보도 "합동연설 이전 깜깜이 투표로는 당원주권을 제대로 보장할 수 없다"며 "미투표 당원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이 절실하다"며 김용 후보의 의견을 지지하고 나섰다.
임미애 후보는 "현재 지역별로 합동연설회 전에 모든 투표가 끝난다"며 "당원들이 후보들의 정견발표를 보고 투표할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원주권정당이면서도 당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모순된 일정"이라며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순회연설회 이후에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일정을 조정해 달라는 공문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최민희 "또 룰 바꾸자는 건 억지"vs 김용 "당원 표 두렵나" SNS 설전
이에 친청계 최민희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또 룰을 바꾸자고? 반대"라며 "선호투표제도 절차적 불법 요소가 있지만 수용했고 무자격 후보들도 구제했으면 됐지 또 억지를 쓰면 당이 뭐가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용 후보는 재차 반박에 나섰다.
김 후보는 "오늘 당 선관위에 미투표 당원 전체에게 추가 투표 기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연설을 듣기도 전에 투표가 끝나는 일정과 시스템 오류로 막혔던 접속 때문에 침해된 투표권을 회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없던 룰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침해된 투표권을 회복하자는 것"이라며 "당원의 표가 늘어나는 것이 왜 두렵냐. 매일 쌓이는 실언과 실수 때문에 당원들이 실망할까 걱정되느냐"고 최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선호투표제는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당의 공식 기구가 의결한 것"이라며 "지도부가 되기 전에 먼저 당인으로서 당을 존중하라"고 맞받았다.
친명계 "연설 뒤 투표해야" vs 친청계 "전대 중 룰 변경 안 돼"…선관위 판단 주목
민주당은 현재 권역별로 먼저 투표를 진행한 뒤 합동연설회를 여는 방식으로 선거를 운영하고 있다.
주중 카카오톡 링크를 통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고,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진행한 뒤 주말 합동연설회에서 후보 정견 발표와 함께 해당 권역의 개표 결과를 공개한다.
예를들어, 제주 권역의 경우 4~5일 카카오톡 투표, 6~7일 ARS 투표를 거쳐 8일 오전 합동연설회를 연다. 이후 같은 날 인천 합동연설회 직후 제주와 인천의 투표 결과가 함께 발표되는 형태다.
이처럼 후보 정견 발표보다 투표가 먼저 진행되는 '선(先)투표·후(後)연설' 방식은 그동안 일부 당원들로부터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친명계 후보들은 이 같은 방식이 당원들이 후보들의 정견과 공약을 충분히 확인하기 전에 투표를 마치게 만드는 '깜깜이 투표'라며, 미투표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추가 투표 기회 부여 등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친청계 최민희 후보는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도중 룰을 변경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당 선관위의 판단에 관심이 모인다.
한편, 당 사무총장을 지낸 조승래(3선·대전 유성갑)국회의원은 "추가투표를 하자는 주장이 조직적으로 제기되는 모양인데, 이번 전당대회는 왜 이리 룰을 가지고 시비가 크냐"면서 "정치적 이해관계, 선거 이해관계로 룰을 흔드니 그렇다"고 적었다. 이어 조 의원은 "2년 뒤 치러질 당대표 선거와 국회의원 당내 경선에서도 순회경선, 선호투표가 똑같이 진행되는지, 피선거권 예외 의결 요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 모두 다 기억할 것"이라면서 "당장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원칙과 기준을 세워가자"며 자중을 당부했다.
[폴리뉴스 박비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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