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보스트리지 "말러 가곡, 전쟁 시대에 울림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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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보스트리지 "말러 가곡, 전쟁 시대에 울림 줄 것"

연합뉴스 2026-08-04 17:57: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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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막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출연…"'시간과 기억'이 주제"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두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지금 같은 시대에는 전쟁을 노래하는 작품이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할 겁니다. 예술은 전쟁이라는 비극을 상상하고, 그에 저항하도록 하는 힘을 갖고 있죠."(이안 보스트리지)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불리는 영국의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는 다가오는 공연에서 부를 말러 가곡이 오늘날에도 유효한 동시대적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5일 개막하는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돼 26일 악단 세종솔로이스츠와 말러의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 등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사랑, 삶, 전쟁, 죽음 등을 주제로 민중의 애환을 담아냈다.

그는 4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말러의 가곡은 개인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역사의 이야기"라며 "특정 시대에 머무르지 않는 사랑과 상실, 전쟁과 기억 같은 주제로 현재와 대화하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 곡 중 '기상나팔', '아름다운 트럼펫 소리 울리는 곳' 등을 들려준다. 이들 작품은 전쟁터를 배경으로 죽음을 앞둔 군인이 연인을 떠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스트리지가 음악을 역사 속에서 바라보게 된 것은 그의 독특한 이력 덕이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 및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고 29살에 뒤늦게 노래 자질을 발견해 성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보스트리지는 "철학과 역사학, 음악은 결국 모두 인간을 이해하려는 방식"이라며 "역사학을 공부한 덕에 작품을 악보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대와 문화 속에서 탄생했는지 함께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그는 "이러한 해석은 공연하는 순간 음악 속에서 살아난다"며 "청중도 작품이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와 감정에 귀 기울이고 저마다의 기억으로 음악을 만나 '살아 있는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보스트리지는 3년 전에도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에 출연해 세종솔로이스츠와 협업했다.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그는 페스티벌 일정 중 틈틈이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보스트리지는 "특히 서울을 둘러싼 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통영 바다의 풍경을 잊지 못한다"며 "조금만 더 시간이 있다면 이를 다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을 기획한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은 "올해 축제의 주제는 '시간과 기억'"이라며 "말러의 연가곡은 시대를 초월해 인간에게 사랑과 상실, 삶과 죽음을 마주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2017년 열린 첫 회부터 페스티벌을 이끌어온 강 감독은 "오늘날 살아가는 사회와 감각을 반영한 클래식 음악 축제"를 페스티벌의 정체성으로 꼽았다. 말러의 가곡을 선택한 이유도 오랜 전통의 클래식 음악이 동시대성을 띠고 현재의 관객에게 다가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행사에서 '시간과 기억'을 모티프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살롱 콘서트와 인공지능(AI) 공연도 준비했다.

오는 30일에는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20세기 초 살롱 음악회가 재현된다. 기억과 시간을 주제로 한 프루스트 소설 속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다. 27일에는 데이비드 사우더가 AI 기술로 전통적 이미지를 재해석하는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강 감독은 "클래식 음악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의 속성이 있다"며 "프루스트와 AI가 (음악) 작품 속 인간성과 감정을 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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