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사회 뒤덮은 "주식 망했다" 곡소리에 청년들은 "배부른 소리"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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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사회 뒤덮은 "주식 망했다" 곡소리에 청년들은 "배부른 소리" 한숨

르데스크 2026-08-04 17:30: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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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시장 폭락 사태로 사회 전반에 걸쳐 투자 실패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을 두고 '전형적인 망국병 징후'라는 평가가 등장해 주목된다. 투자 행위 자체가 전적으로 개인 판단에 의한 결정임에도 공공연하게 실패를 운운한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가 대신 책임져달라는 암묵적인 요청과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20대 청년들의 평가는 더욱 냉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행위 자체가 최소한의 종잣돈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누군 극심한 취업난으로 종잣돈 마련 기회조차 없는데 더 벌겠다고 투자해 놓고 실패 운운하는 게 전형적인 놀부 심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SNS, 온라인커뮤니티 가득 메운 '투자 실패' 곡소리에 청년세대 "철 좀 들어라" 일침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SNS 플랫폼 등에는 개인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부쩍 늘었다. 게시물의 작성자는 제각각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주식 시장 호황에 거액을 투자했거나 혹은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시도했지만 최근 주가가 폭락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도 있다. "희망이 없다" "인생 망했다" "자포자기 상태" 등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정심을 자극하는 문구들이 가득하다. 이들 게시물엔 어김없이 응원과 격려의 댓글이 달려 있다.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SNS 플랫폼 등에는 주식 투자 손실로 인한 개인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 수가 크게 증가했다. 사진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이날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지수.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실제 국민 여론은 온라인상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르데스크가 만난 대다수 시민들은 개인의 심리나 상황을 외부에 알린다는 것 자체가 어떠한 목적을 지닌 행위이며 여기에 동정이나 격려의 반응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투자 행위 자체가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과 의지로 이뤄졌고 투자 이익 또한 전부 개인의 몫이라는 사태의 본질은 가려지고 '불쌍한 이웃'에만 초점이 맞춰지면 앞으로도 투자 행위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였다.

 

직장인 박장현 씨(33·남)는 "요즘 인스타그램이나 블라인드(직장인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데 보면 대출 받아서 주식에 투자했다가 빚만 남았다며 하소연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며 "누가 투자 하라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본인이 쉽게 돈을 벌 생각으로 결정해놓고 하소연한다는 것 자체가 한심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더 황당한 사실은 그런 글들에 응원이나 동정 댓글이 달린다는 것이다"며 "사회 분위기가 동정 분위기로 쏠려서 정치인들까지 빚 탕감 같은 황당한 주장을 해댈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오현주 씨(29·여·가명)는 "얼마 전 우리 회사 블라인드에서 결혼준비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망했다는 게시물을 본 적이 있다"며 "솔직히 그걸 보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참 한심하다'였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함께 할 사람과 새롭게 출발할 때 필요한 종잣돈으로 도박을 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그 게시물 댓글에 정부 탓을 하면서 동정하고 응원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만약 그게 우리 사회의 주류 여론이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고 성토했다.

 

▲ 특히 극심한 취업난으로 종잣돈 마련조차 쉽지 않은 20대 청년층 사이에서는 더 큰 수익을 기대해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뒤 이를 호소하는 것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내부. ⓒ르데스크

 

20대 초·중반의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은 더욱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극심한 취업난에 종잣돈 마련 기회조차 없는 주변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배부른 소리'라는 지적이 유독 많았다. 올해로 2년째 취업 준비 중이라는 김주현 씨(27·남·가명)는 "주식 투자도 취업 후 회사 생활 하면서 어느 정도 종잣돈이 생겨야 하는거 아니냐"라며 "그 종잣돈 조차 못 모으는 사람이 태반인데 더 욕심 부리다가 모은 돈 날려놓고 인생이 끝났네 마네 하면 취업도 못한 사람은 뭐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 게시물에 '힘 내라고' 하는 사람들도 정말 위선적이고 그런 위선 때문에 우리 사회가 망가지는 것이다"고 일갈했다.

 

대학생 조미주 씨(24·여·가명)는 "요즘 인스타그램 보면 주식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연 같은거 적은 게시물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런 거 볼 때마다 정말 헛웃음만 나온다"며 "사실 투자나 도박이나 합법·불법의 차이만 있지 결국 돈 먹고 돈 먹기인 건 매 한가지 인데 돈 날렸다고 동네방네 떠드는 건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는 행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같은 대학생들은 어떻게든 취업이라도 하려고 죽을힘을 쓰는데 이미 멀쩡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더 욕심내다가 실패한 걸 가지고 인생 끝난 거처럼 말하니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정말 나이 값 좀 하고 자기 행동에 책임 좀 졌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빚 탕감, 사모펀드 보상 등 개인 일탈 감싸는 불공정·불합리 향한 국민 분노 임계치 임박

 

다수의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 실패 사례에 대한 국민적 반감, 그 중에서도 청년세대의 반감이 유독 심한 이유는 과거의 학습효과를 통해 쌓이고 쌓인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그동안 온전히 개인이 책임져야 할 사안임에도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모아지면 권력의 주도 하에 사회가 책임을 졌던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더 이상은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행태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의 성격도 짙다고 진단했다.

 

▲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 실패 사례에 대한 국민적 반감, 특히 청년층의 비판적 여론은 과거 유사 사례를 통해 누적된 불공정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내부.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과거 개인이 스스로 판단해 벌인 행위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 권력이 직접 개입하거나, 또는 간접적으로 개입해 상황을 무마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 그 때마다 여론 안팎에선 불공정·불합리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앞서 정부의 장기 채무자 빚 탕감 조치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정부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채무자의 빚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추진하자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를 외쳤다. 또 사모펀드 부실 사태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불완전 판매 주장과 100% 보상 요구를 두고서도 "손실 나면 불완전 판매, 수익 나면 성공 투자인가"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투자 실패 경험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현상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타인의 공감과 책임 분산을 기대하는 심리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물론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실패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나 사회로만 돌리는 문화가 확산되면 자신의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의식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취업난과 자산 격차를 체감하는 청년층은 투자할 여력조차 없는 사람도 있는데 손실에 대한 동정까지 요구한다고 받아들이기 쉬워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투자는 본질적으로 자기 책임 원칙을 전제로 하는 경제활동인데 투자 실패까지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가 흔들릴 수 있다"며 "개인의 투자 손실을 여론이나 정치적 압력에 따라 공적 영역이 떠안는 사례가 반복되면 투자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커지고 결국 성실하게 위험을 관리해 온 다수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는 사기나 횡령, 불완전판매 등 위법 행위에 대한 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정상적인 투자 판단에 따른 손실까지 사회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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