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박석준 기자] 정부가 지난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초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이들의 아파트 처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종부세는 다주택 여부에 따라 공제와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구조였다. 동일한 자산가치를 보유하더라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주택 수보다 보유 부동산의 총가액을 중심으로 종부세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모습 드러낸 세제개편안
3일 재정경제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해당 개편안에 따르면 실거주 1세대 1주택자는 시가 30억 원 수준까지 보유세가 줄어들지만, 35억 원 안팎에서부터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고 40억 원부터는 증가폭이 커지는 형태다. 특히 시가 40억이 넘는 아파트 1세대 1주택자는 실제 거주하더라도 종부세액이 크게 늘고, 거주하지 않는다면 현행 대비 4~5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장기보유 세액공제를 장기거주 공제로 바꾸고, 고령자 공제와 합친 세액공제액에 2027년 800만 원, 2028년부터 600만 원의 한도를 두면서 초고가 주택일수록 공제가 줄어드는 영향도 커진다. 연간 재산세 및 종부세가 늘어날 수 있는 세부담 상한도 전년 보유세의 150%에서 200%로 높인다.
실제 전용면적 84㎡ 기준 서초구 반포자이의 보유세는 올해 1,810만 원에서 내년 2,257만 원, 2028년 2,464만 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416만 원에서 411만 원으로 소폭 감소한다. 시가 30억 원 안팎으로는 기본공제 확대가 부담을 낮추지만 그 이상은 세율 인상과 공제 한도 축소가 이중고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 실거주 보호가 핵심?
이번 개편안의 또 다른 축은 실거주 여부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확대하는 반면,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게는 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단순히 주택을 한 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보다, 실제 거주 여부를 과세 기준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비거주자에게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현행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축소되고 장기거주 공제도 받을 수 없다. 60세 소유자가 10년 보유했지만 거주하지 않은 경우 시가 30억 원 주택의 종부세는 91만 원에서 2028년 424만 7000원으로 4.7배가 되는 형태다.
다만 이직이나 전군 등 근무상 형편 또는 취학, 1년 이상의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경우, 60세 이상 부모를 모시는 경우 등 부득이한 사유로 주거를 이전한 경우에 한해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또 재개발·재건축으로 취득한 신축주택은 공사기간의 절반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고, 지방저가주택 등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는 특례주택은 보유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해준다.
◆ 종부세율 인상과 동시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한시적 인하, 퇴로 될까
다만 정부에서는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에게 퇴로를 줬다는 업계 평가다. 정부가 종부세를 높이는 동시에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2027~2028년 한시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주택자는 현행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가산하는 중과세율을 내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춘다.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에서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한다.
한편, 이번 세제개편안은 국회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야당은 종부세 강화가 사실상 보유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 부담 증가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실수요자 보호와 자산가치 중심 과세라는 정책 방향이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고 강조하며 맞서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종부세 개편은 단순히 세금을 얼마나 더 걷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보유세 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자산가치·실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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