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남아시아 밤이 어두워졌다…에너지난에 야간조명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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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남아시아 밤이 어두워졌다…에너지난에 야간조명 줄어

연합뉴스 2026-08-04 17:20: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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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미얀마·파키스탄 등 경제 위축에 조명량 대폭 감소

필리핀 태양광 설치 붐…중국산 패널 수입량 2.5배 증가

석탄·장작으로 요리하는 인도 식당 석탄·장작으로 요리하는 인도 식당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가스가 떨어진 인도 북동부 아삼주의 한 식당에서 요리사가 요리를 하기 위해 석탄과 장작에 불을 붙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각국이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 혼란의 여파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야간 조명이 감소, 전쟁 전보다 밤에 깜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촬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동남아·남아시아 지역 육지 면적의 거의 60%에서 야간 조명량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각국의 수입 연료 의존도와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유가 충격에 취약한 국가를 파악한 뒤 계절적 영향을 제외한 이란 전쟁 전후의 야간 조명량 변화를 추적했다.

이들 국가 중 방글라데시의 경우 지난 5월 기준 국토 면적의 70% 이상에서 전년 대비 조명량이 줄어, 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는 부족한 액화천연가스(LNG)를 확보하기 기준 가격의 거의 3배에 달하는 비싼 LNG 현물 물량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연료 부족으로 이 나라의 산업 중심지에서는 기존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고 신규 공장 건설이 중단됐으며, 상가·식당이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고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또 미얀마·파키스탄·인도·캄보디아와 중국에서도 영토 대부분에서 광범위한 조명량 감소가 확인됐다.

이처럼 중동 전쟁 이전보다 밤이 어두워진 현상은 인프라가 취약하고 가계가 물가 상승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한 대도시 바깥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수도 등 산업 중심지는 상대적으로 회복력을 보인 데 비해 빈곤한 농촌 지역에 에너지 공급난의 부담이 불균형적으로 가중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다만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이 지역에서 조명량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든 면적 비중은 약 54%로 휴전 이전보다 소폭 작아졌다.

하지만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 방글라데시·파키스탄·캄보디아처럼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빈곤국에서 에너지 부족 사태가 재연될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동남아 각국의 에너지 수입액은 석유·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해 약 1천600억 달러(약 229조원)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거시경제연구부의 마테오 란차파메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이 지역 개발도상국들이 "거의 전적으로 수입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감소분을 고려하면 이는 역사상 가장 큰 충격과 같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동남아의 미국 동맹국들은 러시아·중국 등과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캄보디아는 최근 중국의 지원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4천300억원)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착공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 서부 카잔을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중국 견제의 '선봉'으로 꼽히는 필리핀에서는 이란 전쟁 이후 전기요금을 줄이려는 각 가정과 기업의 중국산 태양광 설치 붐이 일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3∼5월 필리핀의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 금액은 약 4억700만 달러(약 5천84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45% 급증, 대유럽 무역 허브인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국이 됐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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