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확대' 구글, 286조원 인프라 금융 사업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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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확대' 구글, 286조원 인프라 금융 사업망 구축"

연합뉴스 2026-08-04 17:15: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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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U 고객 앤트로픽에 데이터센터 임대…아폴로 등 자금 조달

코인 채굴업체가 전력 확보 역할…'고객 1곳 의존 위험' 지적도

구글 로고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제패를 노리는 구글이 자사 AI 칩 확산을 위해 협력 업체들과 2천억달러(약 286조원) 규모의 인프라 금융 사업망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구글이 자사 TPU(텐서처리장치) 공급을 위해 만든 이 사업망이 인프라 파이낸싱 영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고 4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사업망은 구글이 앤트로픽에 자사 TPU를 대량 공급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앤트로픽은 오픈AI 등과의 AI 개발 경쟁 때문에 막대한 AI 칩과 데이터센터 설비가 필요하지만, 명확한 신용등급이 없는 스타트업이라 직접 인프라 구축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

브로드컴 로고 브로드컴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때문에 구글은 앤트로픽과 TPU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동시에 자사 칩을 갖춘 데이터센터를 마련해 앤트로픽에 임대하기로 했다.

이 작업엔 구글의 협력업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TPU 공동 개발사인 브로드컴은 AI 칩 구매를 지원하고, 월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아폴로와 블랙스톤은 사모대출 파이낸싱을 통해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 투입될 자금 조달을 맡는다.

이 프로젝트의 계약액 합계는 약 2천억달러에 달하며, 이 중 약 5분의 4는 TPU 구매에 묶여 있는 구조라고 FT는 전했다.

구글 등 참여사들은 이런 대규모 AI 칩 조달에 직접 관여하는 부담을 줄이고자 매개 역할을 할 특수목적법인(SPV) '컴퓨트'를 만들었다.

구글의 미국 내 데이터센터 구글의 미국 내 데이터센터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컴퓨트는 지난달 구글과 브로드컴으로부터 TPU 100만대에 해당하는 1차 물량의 하드웨어를 350억달러(50조원)에 인수했다.

컴퓨트의 인수 자금은 아폴로와 블랙스톤이 대출 자금을 모아 해결했고, 브로드컴은 여기서 '잔존가치 보증'을 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이 데이터센터 리스비를 내지 못하거나 담보인 하드웨어 매각대금으로도 채권 회수가 안 되면 브로드컴이 손실을 보전해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데이터센터의 다른 핵심 요건은 에너지다. AI 전산 설비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해 미리 가용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구글의 사업망에는 가상화폐 채굴업체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본업 특성 때문에 여유 전력망을 갖고 있던 채굴 기업들이 'AI 인프라 건설사'로 변신해 데이터센터 구축과 전력 확보 작업을 진행하고, 구글의 대금 지급보증(백스톱)을 얻는 것이다.

예컨대 중소 채굴업체 테라울프는 미국 뉴욕주에서 앤트로픽용 데이터센터의 증설 프로젝트를 맡았다. 구글 측은 지급보증을 서주고 테라울프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을 받았다.

구글은 가상화폐 채굴 기업과 협업을 대폭 늘리고 있다. 테라울프처럼 구글 지원 아래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다른 채굴 기업으로는 사이퍼 디지털과 헛8 등이 있다.

이렇게 복잡한 인프라 금융 사업은 AI 칩의 최대 경쟁사인 엔비디아도 고객사 유인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칩 설비를 설명하는 젠슨 황 CEO 엔비디아의 AI칩 설비를 설명하는 젠슨 황 CEO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경제에 AI 칩이 갖는 비중이 커지며 구글과 엔비디아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양사의 인프라 금융은 계속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AI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 상황이 '순환 금융' 문제를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적잖다.

순환 금융은 제조사가 자사 자금을 활용해 고객사의 수요와 채무 관계에 복잡하게 관여하는 관행으로, 불황 등 시장 급변 상황에서 부실이 업계 전체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위험이 상존한다.

FT는 현재 구글이 탄탄한 신용도와 여유 자금을 안전장치로 갖췄지만, 현재 수백조 원의 계약이 앤트로픽이란 고객사 1곳에 의존한다는 사실이 치명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앤트로픽의 사업이 전례 없는 난관에 부딪히게 되면 구글 금융 생태계의 구성원들도 잇따라 자금 경색과 대규모 손실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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