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풍시장 상인 60% 휴업·물놀이장도 한산…시, 취약계층 안전 총력
(하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가판대에 얼음을 수시로 들이붓는데 얼마 버티지를 못하네요."
4일 오전 11시, 수도권에서 처음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경기 하남시의 덕풍시장.
장터 골목은 후텁지근하고 뜨겁게 달궈진 열기로 마치 거대한 찜통을 연상케 했다.
5일장이 선 날이고 점심 무렵이어서 평소 같으면 유동 인구가 몰릴 시간대인데 따가운 햇살 탓인지 시장 골목을 오가는 사람의 발길은 손에 꼽을 정도로 뜸했다.
가판대에 연신 얼음을 쏟아붓던 수산물 상인 정모(31)씨는 "수산물은 냉기가 있어야 신선도가 유지돼 10분에 한 번씩 얼음을 부어준다"며 "예년 여름에는 하루 얼음 10자루면 됐는데 올해는 12자루나 들고, 얼음값만 하루 8만원이 나간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과일가게 상인도 "날이 이렇게 더우면 복숭아 같은 과일은 금방 물러져 제값 받고 팔기 어렵다"며 "허리에 얼음팩을 차고 겨우 버티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이날 이곳 5일장 상인 가운데 60%는 아예 장사를 접었다.
매대에 냉장고를 두기 어려운 신선 물품 취급 상인들이 휴업하기로 한 것이다. 한 상인은 "요즘처럼 더우면 휴가라 생각하고 차라리 쉬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장터에서 만난 주민들도 폭염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80대 주민은 문 닫은 매대 앞에 주저앉아 "저녁에 무쳐 먹을 부추를 사러 나왔는데 너무 더워 잠깐 쉬며 목을 축이고 있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미사역 인근 로데오거리와 미사호수공원 물놀이장 역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휴가 기간 7살 아들과 물놀이장을 찾은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주 강원도 평창에서 5박을 쉬다 왔는데 하남이 훨씬 더 뜨거운 것 같다"고 연신 손부채질을 했다.
오후 1시 40분께 하남시청 앞 근린공원에 설치된 얼음 냉장고는 준비된 생수가 일찍 동이 나 텅 비어 있었다. 공원 내 정자 주변에는 어르신 30여 명이 모여 바둑이나 장기를 두며 더위를 식혔다.
한 70대 어르신은 "집에 있으면 답답한데 여기 오면 말동무도 있고 장기도 둘 수 있어 더위를 잊는다"고 했다.
하남시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됨에 따라 폭염 대응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강화해 운영 중이다.
관내 무더위쉼터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홀몸 어르신 등 취약계층 안부 확인을 대폭 늘렸다. 아울러 409개 스마트 그늘막과 9곳의 얼음냉장고를 지속 가동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분간 가급적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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