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까지 덮친 '극한 폭염'…전국 피해 나날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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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까지 덮친 '극한 폭염'…전국 피해 나날이 확산

연합뉴스 2026-08-04 16:27: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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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등 첫 '폭염중대경보'…대통령 "국가재난 사태 총력 대응"

온열질환 하루 100명 넘고 가뭄 심화…외국인근로자 "캄보디아보다 숨 막혀"

프로야구 잠실·광주 경기 폭염으로 취소 프로야구 잠실·광주 경기 폭염으로 취소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된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모습.
서울과 광주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함에 따라 KBO는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서울 잠실구장), kt wiz-KIA 타이거즈(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의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2026.8.4 yatoya@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극한 폭염이 수도권까지 덮치며 전국을 가마솥처럼 달구고 있다.

4일 사상 처음으로 서울과 경기 곳곳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등 일상마저 위협하고 있다.

정부가 현 상황을 국가재난 사태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전국 온열질환자 발생 인원이 하루 1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메마른 산골과 섬마을은 마실 물조차 부족해 단수 위기에 처했고, 뜨겁게 달아오른 양식장과 축사에서는 가축과 어류가 떼죽음을 당하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폭염 열기 식히는 살수차 폭염 열기 식히는 살수차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연일 폭염주의보와 찜통더위가 이어진 4일 부산 부산진청 앞 도로에서 살수차가 뜨겁게 달아오른 도로에 물을 뿌리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2026.8.4 sbkang@yna.co.kr

◇ 서울·경기까지 폭염중대경보…대통령 "국가재난 사태"

기상청은 4일 오전 서울 전역과 경기 오산·하남·파주 등 9개 시군, 전북 전주, 전남 장성·곡성북부 등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했다.

폭염중대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는 지역에서 체감온도 38도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처럼 수도권까지 살인더위가 맹위를 떨치자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현 상황을 국가 재난 사태로 보고, 국민 삶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 지원과 옥외 작업장 노동자의 작업 중지권 점검, 가뭄 농가 긴급 용수 대책 등을 주문했다.

지자체들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첫 폭염중대경보 발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선제적으로 비상 2단계로 격상했고, 추미애 경기지사는 공공발주 공사 현장의 작업 중지를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폭염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해 살수차를 투입하고 무더위쉼터를 확대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극한의 더위는 그라운드도 멈춰 세웠다.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NC-두산(잠실), kt-KIA(광주) 경기가 폭염 탓에 취소됐다.

KBO가 이날 발표한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세분화 기준에 따라 폭염중대경보 발효로 경기가 취소된 첫 사례다.

대구·경북은 예천이 37.2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펄펄 끓었지만, 폭염중대경보는 해제되며 기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첫 폭염중대경보 덮친 서울시 첫 폭염중대경보 덮친 서울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서울에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4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둔치 공원에 있는 미디어 아트 조형물 '더 스피어'에 태양을 형상화한 모습이 표현되고 있다. 2026.8.4 kjhpress@yna.co.kr

◇ 하루 온열질환자 100명 훌쩍…기저질환 없는 40대도 숨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일 하루에만 전국의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가 108명에 달했다. 올해 5월 1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집계된 누적 온열질환자는 2천25명, 사망자는 16명이다.

3일에도 피해가 이어져 전북 완주에서는 오토바이를 수리하던 80대가 온열질환으로 쓰러져 숨졌고, 충남 보령과 서산, 천안 등에서도 밭일이나 야외 작업을 하던 60~80대 어르신들이 잇따라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북 충주의 참깨밭에서 만난 캄보디아인 계절근로자 낙(39)씨는 "한국 여름은 바람도 안 불고 숨이 막혀 캄보디아보다 더 덥다"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 양주시에서는 배달하던 50대 오토바이 기사가 열탈진으로 쓰러졌으며, 대전과 홍성 등에서는 에어컨이 없는 집 안에서 고열을 버티던 고령자들이 구조됐다.

강원에서도 8일 연속 열대야 속에 누적 온열질환자가 92명(사망 2명)에 달했다.

통영 바다…차광막 설치 통영 바다…차광막 설치

(통영=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4일 오전 경남 통영시 산양읍 중화항 주변 조피볼락(우럭)·참돔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이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차광막을 설치하고 있다. 2026.8.4 image@yna.co.kr

◇ 쩍쩍 갈라진 땅, 펄펄 끓는 바다…타들어 가는 농어촌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 중인 강원을 제외한 전국 곳곳은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을 겪는 경북 청도군은 운문댐 저수율이 26.4%('심각' 단계)까지 떨어져 단수 위기에 처했다.

지난 2일 하루 물 사용량만 정수장 최대 생산량을 넘긴 2만3천115t에 달하자, 군은 급수차 7대를 투입하고 주민들에게 생수 4만1천여 병을 나누며 주말 물 대란 고비 넘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산 북구 사기마을은 하천물이 마르며 생활용수가 끊겨 구청이 생수 860병을 배부했고, 경남 통영과 고성 일부 섬 지역도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농업용수 저수율이 39.2%로 뚝 떨어진 경남은 밀양댐이 농업용수 공급을 줄이고 식수 방어에 나선 상태다.

제주는 토양 수분 부족으로 당근 발아율이 1% 미만에 그치는 등 밭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수온마저 오르며 어민들은 애가 타고 있다. 경남 통영 산양읍 앞바다에서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민들은 뙤약볕을 가리기 위해 수면에 두 겹의 차광막을 치며 조피볼락(우럭)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어민 이상수(57) 씨는 "아직 본격적인 고수온 피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번 발생하면 대책이 없어 사전 대비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틈만 나면 양식장 일대 바닷물 온도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선 이미 넙치 5만2천650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고, 경남과 강원에서도 각각 3만8천여 마리, 1만1천여 마리의 가축이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했다.

수도권에도 폭염중대경보 수도권에도 폭염중대경보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체감온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026.8.4 [공동취재] xanadu@yna.co.kr

(김문경 류호준 이주형 박영민 김재홍 백나용 황수빈 김상연 권준우 기자)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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