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북부와 동부의 주요 농업지역에서는 최근 35~38도의 고온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생육에 비상이 걸렸다. 산둥성과 랴오닝성 등 옥수수 주요 산지에서는 고온과 수분 부족으로 수확량이 줄거나 병충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옥수수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산둥성은 높은 기온과 습도가 겹치면서 옥수수의 수정과 알곡 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랴오닝성에서도 옥수수와 벼가 생육의 핵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토양 수분이 빠르게 줄고 있어 농업용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 면화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신장위구르자치구도 폭염 영향권에 들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5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면화의 개화와 열매 형성이 지연되고 조기 성숙이나 낙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현지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신장 지역 면화 생산량이 최대 5%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또한 면화뿐 아니라 옥수수와 과일 등 다른 농산물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중국 당국은 관개 확대와 병충해 방제에 나섰다.
폭염 속에서 야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등장했다. 중국 배달 플랫폼 메이퇀은 지난 1일 충칭 지역 배달 기사들에게 냉각 장치와 보조배터리를 탑재한 이른바 ‘에어컨 조끼’를 지급했다. 메이퇀은 냉방용품과 식수, 폭염 수당 지원을 주요 도시로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에서도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3일 후쿠오카현 구루메시는 40.4도, 구마모토시는 40.3도를 기록했다. 후쿠오카·구마모토·사가·가가와현의 7개 관측지점에서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랐고, 전국 58개 지점에서 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경신하거나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최고기온 40도 이상인 ‘혹서일’이 모두 9일 발생해 지난해 연간 기록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달 중순과 하순 평균기온도 평년보다 각각 2.9도와 2.5도 높아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4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명피해도 이어졌다. 도쿄도에서는 온열질환 의심 증상으로 11명이 숨졌으며, 동물원에서 사육하던 사자 3마리도 탈수 증세 등을 보이다 폐사했다. 동물원 측은 폭염이 사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조사하며 전시를 중단했다.
폭염은 지난달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구마모토현의 피해 복구에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정전과 단수가 이어지는 일부 지역에서는 에어컨과 냉장고를 사용할 수 없고, 대피소 생활을 하는 주민과 야외 구조·복구 인력의 온열질환 위험도 커졌다.
반면 도쿄를 비롯한 간토 일부 지역에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이 나타났다. 일본 내에서도 서일본과 동일본 사이에 큰 기온 차가 나타난 것이다.
폭염과 함께 엘니뇨로 인한 가뭄 위험도 아시아 식량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인도 기상청은 올해 강수량이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평년의 25~50%에 그쳐 쌀과 설탕 등 주요 농산물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도는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이자 주요 설탕 생산국인 만큼 수확량이 감소하면 수출 제한과 국제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엘니뇨와 건기가 겹치면서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올해 1~7월 발생한 산불은 5000건을 넘어 과거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인도네시아 기상당국은 8~9월 산불 위험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엘니뇨 현상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곡물·면화 생산 차질과 인도 몬순 부진, 인도네시아 산불 위험이 동시에 현실화할 경우 폭염은 인명피해를 넘어 아시아 지역의 농산물 공급과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국 기상당국은 고온과 가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농업용수 확보와 온열질환, 산불 예방을 위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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