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파이더맨의 페이지를 열었다. 원조 토비 맥과이어, 화려한 액션의 앤드류 가필드를 거쳐 톰 홀랜드가 가장 인간적인 스파이더맨으로 자신의 시대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톰 홀랜드의 네 번째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전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주문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자신의 정체를 기억하는 의문의 적과 맞서며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첫 번째 실사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이끈 토비 맥과이어는 3부작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는 2부작을 책임졌다. 그리고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을 맡은 톰 홀랜드는 이번 작품으로 어느덧 네 번째 단독 시리즈를 완성했다.
먼저 실사 스파이더맨의 포문을 연 토비 맥과이어는 삼촌 벤의 죽음을 통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신념을 가장 깊게 품고 살아가는 피터 파커다. MBTI로 치면 I(내향형)에 가까운 전형적인 착한 청년이기도 하다. 2002년, 2004년, 2007년 세 편의 시리즈가 개봉한 만큼 유니폼부터 액션, 문제 해결 방식까지 화려하지 않은, 담백하고 정석적인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이 ‘원조 스파이더맨’으로 토비 맥과이어를 꼽는 이유다.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결이 다르다. 키 크고 잘생긴 인기남 스타일에 반항적인 기질까지 더해졌다. 전투 중 농담을 던지고,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도 가장 돋보이는 스파이더맨이다. 다만 원작 코믹스 속 피터 파커는 공부만 잘하고 친구가 거의 없는 ‘너드’ 이미지였던 만큼 “너무 잘생겼다”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세 시리즈 가운데 가장 낮은 글로벌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세 명의 피터 파커가 한자리에 모여 액션을 할 때에는 “가장 스파이더맨답다”고 재평가받기도 했다.
이 바통을 이어받은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한마디로 ‘모성애’를 자극한다. 역대 스파이더맨들과 비슷한 성장 서사를 이어가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피터 파커를 보여준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통해 처음 등장한 그는 어벤져스 멤버들을 보고 마냥 신기해하고, 그들과 함께 싸운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는 가장 고등학생다운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평범한 소년이었던 피터 파커는 멘토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동료 아이언맨을 잃고, 이어 메이 숙모까지 떠나보내면서 점차 한 명의 어른이자 히어로로 성장하게 된다. 어린아이 같은 풋풋함은 조금씩 사라지고 결국 책임감이 더욱 커진다.
여기에 톰 홀랜드만의 강점도 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한 만큼 몸을 자유자재로 쓰는 액션을 선보인다. 직접 소화하는 스턴트와 유연한 움직임은 역대 스파이더맨 가운데서도 손꼽힌다. 사고를 자주 치고 허술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소년 같은 매력 역시 톰 홀랜드만의 장점이다. 몸도 마음도 가장 성장형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관객들도 이러한 성장에 화답하고 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북미 개봉 첫 주말 전 세계 3억 6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어벤져스: 엔드게임’(3억5700만 달러)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해외 영화 평론가 피터 하웰은 “톰 홀랜드는 스탠 리가 처음 구상했던 스파이더맨의 냉소와 고뇌, 그리고 사랑 문제를 완벽하게 표현해낸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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