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공유숙박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국내 도심 공유숙박 대부분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 해당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가정문화를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업종으로, 원칙적으로 내국인은 이용이 제한된다.
합법적으로 영업하려는 사업자도 높은 진입장벽에 부딪힌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실거주 의무와 내국인 이용 제한, 건축물 유형 제한 등을 충족해야하는 데다, 영업신고 절차 역시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공유숙박 시장의 운영 방식과 비교해 현행 제도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을 특정 플랫폼보다 제도 구조에서 찾는다.
이전에는 허가를 받지 않은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가 플랫폼에 등록되는 사례가 많았지만, 사회적 논란이 커지면서 에어비앤비는 영업신고를 마친 숙소만 등록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플랫폼 운영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지만 정작 공유숙박 업종 자체는 여전히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체계에 묶여 있는 셈이다.
◇ 현실 못 따라가는 체계
플랫폼은 숙소를 연결하는 역할일 뿐 업종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만 이용 가능한 업종을 플랫폼에서 운영하다 보니 내국인은 예약 자체가 불법이 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플랫폼이 이를 일일이 걸러내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정 플랫폼만 규제하는 방식의 실효성도 낮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에어비앤비의 등록 기준이 강화된 이후 일부 숙소가 부킹닷컴과 아고다 등 다른 OTA로 이동하는 사례도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숙소 자체가 사라지는 대신 판매 채널만 바뀌는 ‘풍선효과’만 반복될 뿐 시장 전반의 관리 공백은 그대로 남게 된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플랫폼 규제보다 숙박업 분류 체계와 관리 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설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내·외국인 이용 제한과 실거주·건축물 기준을 시장 환경에 맞게 손질하고, 소비자 보호를 중심으로 관리 체계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도 개선과 별개로 고의·반복적인 불법 영업에는 보다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처벌 수준이 영업으로 얻는 수익보다 낮으면 벌금을 비용으로 간주한 채 운영을 지속할 수 있어서다.
반복 위반 시 과징금과 벌금을 가중하고 부당 수익 환수, 세금 추징, 플랫폼 계정·결제 차단 등을 연계해 불법 영업의 경제적 유인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플랫폼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유숙박 업종 자체가 현재 제도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플랫폼 규제만 강화하면 숙소가 다른 OTA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만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숙박업 체계 전반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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