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 속 전기톱 휘두르는 '213cm 켄타우로스 로봇', AI 밈인 줄 알았는데 실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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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속 전기톱 휘두르는 '213cm 켄타우로스 로봇', AI 밈인 줄 알았는데 실존?

AI포스트 2026-08-04 14:35: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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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티레스, X)
(사진=사티레스, X)

캘리포니아의 로봇 스타트업 사티레스가 공개한 기괴한 외형의 켄타우로스 로봇 ‘쓰리하브스’가 소셜 미디어를 발칵 뒤집은 가운데, 무시무시한 비주얼 뒤에 숨겨진 철저한 실용 공학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산불 현장의 비극에서 탄생한 켄타우로스 구조] 이족보행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자 마찰 제동 관절을 갖춘 4족 보행 하체와 인간형 상체를 결합해, 산림 및 재난 현장에서 절대적인 안정성과 도구 활용성 확보.
  • [완벽한 원격 조종(Tele-presence)과 모듈형 도구 인터페이스] 완전 자율 AI가 아닌 인간 조작자의 원격 존재 방식을 채택해 위험한 환경에서 노동자를 대신하며, 전기톱부터 정밀 공구까지 손쉽게 탈부착 가능.
  • [물리적 안전장치와 기계적 통제 설계] 소프트웨어 오류나 오작동에 대비해 공기 브레이크, 핀 잠금장치, 압력 탱크 관통 시스템 등 직관적인 물리적 비상 정지 메커니즘을 탑재해 안전성 극대화.

칠흑 같은 어둠 속, 불길이 넘실대는 화면 중앙에 2미터가 넘는 거구의 기계 괴물이 서 있다. 뿔이 돋아난 머리, 기괴하게 비틀린 프레임, 한 손에 쥐어진 가공할 크기의 전기톱. 디스토피아 영화의 한 장면이나 기괴한 AI 밈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또렷한 실체감에 소셜 미디어가 발칵 뒤집혔다.

단숨에 수백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네티즌들을 공포와 유머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 영상 속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의 로봇 스타트업 '사티레스(Satyress)'가 공개한 프로토타입 로봇 '쓰리하브스(Threehalves)'다.

"마침내 터미네이터가 도착했다", "절대 내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라"는 경악 섞인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 로봇을 만들어낸 창업자 보우(Beau G.)는 다분히 평온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악몽이라고요? 아닙니다. 이 로봇은 거친 현장에서 허리가 부러지고 목숨을 걸어야 했던 노동자들에게 '초능력'을 주기 위해 태어난 조력자입니다"라고 말했다. 

산불 현장의 비극에서 싹튼 아이디어…"사비 털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기괴한 로봇의 시작은 2020년으로 올라간다. 엔지니어이자 기술 기업가인 보우는 캘리포니아 타호 국유림 인근의 땅을 매입했다가 대형 폭풍으로 커다란 참나무들이 힘없이 쓰러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뒤이어 전력 대기업들이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고압 송전선 주변의 위험목을 제거하는 데 매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도, 작업자들이 떨어진 나뭇가지에 맞아 사망하거나 다치는 참사가 끊이지 않는다는 현실에 주목했다.

그는 "기존 작업자들이 목숨을 걸고 전기톱을 들 이유가 없다. 죽은 나뭇가지가 머리 위로 떨어질까 봐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다. 취미로 로봇을 만지작거리던 소년은 성인이 되어 가성비 높은 고성능 액추에이터가 보급되는 시점을 놓치지 않았다. 

부품과 장비 구매에만 15만 달러(한화 약 2억 원) 이상의 사비를 쏟아부었고, 최근에는 마음이 맞는 동료 엔지니어까지 합류해 약 1년 반 동안 사티레스의 뼈대를 완성해 냈다.

(사진=사티레스)
(사진=사티레스)

로봇의 이름인 '쓰리하브스'는 신화 속 반은 사람, 반은 염소, 반은 말인 해부학적 구조에서 따왔다. 신화 속 여성 파우누스를 뜻하는 회사명(Satyress, 발음 '시-다-리스')처럼, 이 로봇은 끔찍한 외형 속에 고도의 공학적 타당성을 숨기고 있다.

"왜 켄타우로스인가?"…4족 보행과 상체 휴머노이드의 결합

대다수 빅테크 기업들이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에 사활을 걸 때, 사티레스는 네 발로 지탱하고 상체는 인간 형태를 취하는 '켄타우로스(Centaur)' 아키텍처를 선택했다. 여기에 명확한 실용적 이유가 존재한다.

울퉁불퉁한 경사지와 산림 지대에서 이족보행 로봇은 모터 전원이 꺼지거나 균형을 잃는 순간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반면 마찰 제동 관절을 갖춘 네 발 보행 구조는 전력 소모 없이도 완벽한 정지 상태를 유지하며, 혹시 모를 모터 제어 상실 시에도 쓰러지지 않는 절대적 안정성을 제공한다.

상체와 팔은 완벽히 인간의 형태를 모방했다. 기존 인간용 작업 환경과 공구를 그대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빠르게 탈부착이 가능한 손목 인터페이스는 공압(pneumatic) 및 12V·18V·48V 전원을 로봇 자체에서 공구로 직접 공급한다. 이를 통해 거대한 전기톱부터 정밀 작업 도구까지 자유자재로 다룬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장 정비성이다. 험악한 작업 환경에서 관절이나 몸통이 손상되더라도 불과 3개의 공통 고정 장치(Fastener)만 풀면 수분 만에 팔다리와 몸통, 머리를 교체하고 재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기톱 든 AI의 폭주?…모호함 없는 '물리적 안전장치'로 차단

가장 큰 대중적 우려는 "만약 로봇의 AI가 오작동하거나 해킹당해 전기톱을 휘두르면 어떻게 되는가"다. 보우는 이에 대해 "소프트웨어 수준의 모호한 안전대책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강한 선을 그었다.

쓰리하브스는 오작동 시 물리적으로 멈춰 설 수밖에 없는 기계적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택했다. 내부 시스템 공기압이 유실되는 순간, 즉각 작동하는 공기 브레이크와 핀 잠금장치(Pin Locks)가 로봇의 모든 움직임을 그 자리에서 완전히 동결시킨다. 

(사진=사티레스)
(사진=사티레스)

흉부 및 몸체에 배치된 공용 저장소는 만에 하나 날카로운 물체나 발사체에 의해 외피가 관통되더라도 즉시 압력이 빠져나가며 로봇을 완전 정지시키도록 물리적으로 설계됐다.

또한 환경적 통제 장치도 철저하다. 쓰리하브스는 미국 표준 방문 크기(32인치x80인치)를 통과하려 할 경우 구조적으로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며, 42인치 폭의 일반 복도에서는 직각으로 돌아서거나 문 내부로 진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물리적 궤적이 제한된다. 민가나 일반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없도록 거대한 경적 시스템까지 장착할 수 있다.

이 로봇이 존재하는 곳은 거친 야외 현장이다. 5.5피트 이상의 일반 픽업트럭 적재함에 트렁크 문을 닫은 채 두 대가 웅크리고 들어가는 크기로, 현장 이동성 역시 완벽히 계산됐다.

원격 아바타가 만들 새로운 노동

보우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완전 자율 AI 로봇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한다. 원격 조이스틱과 VR 카메라를 이용해 작업자가 멀리 떨어진 안전한 차 안이나 사무실에서 로봇의 감각을 공유하며 조종하는 '원격 존재(Tele-presence)' 방식이다.

보우는 "우리는 숙련된 노동자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 극한의 더위, 혹독한 추위, 칠흑 같은 어둠, 그리고 목숨을 위협하는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서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외골격'이자 '초능력'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셜 미디어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는 것은 로봇이 강렬한 존재감을 가졌다는 뜻이기에 반가운 일"이라며,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 모든 휴머노이드 로봇은 어느 정도 가짜라고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특유의 유쾌한 회의론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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