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택, 박재범 명예훼손 혐의 고소 방침…일대일 토론 제안
주민들 피로감 호소…"세금 두고 정치적 갈등 불쾌"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남구의 재정 상황을 두고 전·현직 구청장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오은택 전 남구청장은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재범 남구청장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박재범 남구청장이 기자회견에서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1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나선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선 것이다.
오 전 청장은 "박 구청장이 기자회견, 언론 인터뷰, 남구청 공식 SNS, 현수막, 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민선 8기가 순세계잉여금 약 1천억원을 소멸시켜 남구 재정이 바닥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정치적 선동에는 숫자와 사실로 답하겠다"며 일대일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남구의 재정이 위기라고 할만한 상황이 아니며, 순세계잉여금이 줄어든 것과 재정위기는 연결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는 재정위기를 선언하고 뒤로는 지역화폐와 현금성 정책을 확대한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그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성남시 사례처럼 전임 행정에 책임을 돌리고 자신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강조하는 방식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재범 남구청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민선 8기에서 1천억원에 달하는 순세계잉여금을 다 소진했고 내년에 약 462억원의 재원 부족이 예상되며 1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입·세출의 균형과 재정 안정성이라는 기본적인 예산 편성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전임 구청장의 구정 운영을 비판했다.
이처럼 전·현직 구청장 간의 갈등이 깊어지자 남구 주민들은 불편함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연동에 거주하는 이모(42)씨는 "재정 비상 상황이라며 동네 곳곳에 이를 알리는 비싼 현수막을 부착하는 구청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재정난인지 아닌지에 대해 누구 하나 정확하고 명확한 설명 없이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호동에 사는 박모(65)씨는 "구청장만 바뀌었을 뿐인데 누구는 위기라고 하고 누구는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남아 있는 돈과 직원은 그대로 인데 어떻게 해석이 다를 수 있냐"며 "주민이 낸 세금을 두고 정치적 갈등을 빚는 모습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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